떡볶이가 변해가고 있다 공개 포스팅


떡볶이에 새로운 변화가 온 것 같다. 진작에 왔는데 나만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알게된 건지도.
동거인 가운데 매니아 수준의 떡볶이 애호가가 있어서 엽기, 신전, 청년 등 배달로도 이것저것 먹어볼 기회가 있어서 중국당면이니 치즈만두니 하는 새로운 재료가 들어가는 것도 알았고, 로제 떡볶이같은게 인기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벌써 십몇년 전에 앞으로 떡볶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확신에 차서 공언한 바가 있었다. 그 때는 떡의 식감이 츄이하다, 외국인의 입맛에 맞지않는다 등등 반대의견이 많았다. 나는 도리어 떡의 맛과 고추장의 맛이 어울려서 다른데서 맛보지 못하는 매력으로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거라고 우겼다.

며칠전 이것저것 다파는 분식센터같은 김밥집에서 국물떡볶이란 걸 시켜보고 확신을 하게 되었다. 이거다라고.
이름으로 말하자면 누들떡볶이, 긴 떡볶이 떡, 등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즉석 떡볶이용으로 가늘게 빼던 밀떡을 길게 뽑아낸 떡이 점점 유행하는 것 같다. 맛있다!

이 '긴 떡볶이 떡', 내지는 '누들 떡볶이'라는게 떡볶이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굵기와 식감에 있어서 전혀 새로운 경지에 다다른 것 같아서이다. 쌀이 부족하던 시절 고육책으로 떡에 밀가루를 섞다가 생겨난 떡볶이용 짤막한 밀떡이 진화를 해서 기다란 누들과 같은 모양을 하고 나선 것이다.

가게에서 파는 떡볶이의 맛을 집에서 재현한다고 유튜브를 뒤져서 따라해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얼마나 설탕과 조미료를 많이 넣어야 하는지. 그게 바로 외국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비결이다. 전세계 모든 외식은 갈수록 설탕과 조미료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

쌀보다 밀을 주식으로 하는 중국북방에는 각종 밀가루로 만든 면이 있고, 쌀재배가 되는 중국남방에는 쌀로 만든 호판(河粉), 미편(米粉)이 있어서 쌀국수는 동남아 각지에 퍼졌다. 게다가 전분국수도 다양해서 그가운데 하나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당면이다.
일본에는 밀로는 우동을, 메밀로는 소바를 만들어 자기네 방식대로 오래 발전을 시켜왔다. 중국 일본 사이에서 우리가 자랑할 수 잇는 건 냉면이다. 그리고 막국수가 여기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또 확신에 차서 우기고 있다. 이러던 차에 쌀도 아니요 밀도 아닌, 국수도 아니요 떡도 아닌, 새로운 모양과 맛으로 만들어진 떡볶이가 생겨서, 그 장래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 코로나 일년반에 지치고 피폐해진 상황이지만 살아있다고 생존신고겸해서 올리는 포스팅입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덧글

  • Wish 2021/07/02 14:46 #

    뭐지 저 떡복이는?!
  • Nachito Rico 2021/07/02 15:36 #

    떡볶이...는, 문방구나 동네 구멍가게에서 파는 것이 제일 맛있었던거 같습니다....
    입맛도 이제는 중늙은이풍 취급을 받을 나이가 되었네요...

    그나저나 베트남에서 한발자국도 못나가는 삶이 만 2년이 넘어버렸네요......
    청춘은 아니지만, 시간이 너무 아쉽습니다..
  • marmalade 2021/07/02 21:33 #

    약간 지나긴 했습니다만 유튜브에선 라이스페이퍼로 떡볶이 만들어먹기가 핫했습니다.
    밀떡과 쌀떡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일면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밀떡파라서요ㅋㅋㅋㅋ

    라이스페이퍼 떡볶이가 나오기 전에는
    김부각을 라이스페이퍼로 만드는게 유행했거든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쉽고 빠르게 되니까 허무하기까지 했는데ㅎㅎ
    만들기 까다로운 부각 레시피가 이렇게 친근해지니까 좋으면서도 이런식의 변화가 진정한 세계화인가 싶은 기분이에요.
  • 듀얼콜렉터 2021/07/03 12:12 #

    지난 몇달동안 빡세게 다이어트 하면서 탄수화물/당은 거의 배제하고 간헐적 단식까지 병행하고 있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더군요. 그만큼 지금까지의 식생활이 나빴던걸 인정할수 밖에 없더라구요 ㅠ_ㅠ

    쌀밥, 면류, 떡외 간식들도 안 먹은지 좀 됐는데 다이어트 몇달 더하고 각 잡은뒤 조금씩 섭취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몸조절은 계속 유지하구요 ^^;
  • Semilla 2021/07/06 08:39 #

    제가 열 살에 독일에서 한국으로 돌아가서 사촌이 소개해줘서 떡볶이를 처음 먹어봤는데, 그때 '아니 내 조국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었다니?!'하고 감탄했어요. 지금은 떡볶이를 못 먹는 신세가 되었지만 정말 그립습니다. 그런데 저는 밀떡과 쌀떡의 차이도 모르네요...
  • Mirabel 2021/07/07 01:09 #

    제 기억속에 최고의 떡볶이는 밀가루 떡볶이와 쌀떡볶이 둘이 반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민학교시절 할머니께서 손주들 배곯지 말라고 학교앞에 작은 분식집 사장님께 미리 선금을 주시고 언제든 먹고 싶을때마다 분식을 먹게끔 해주셔서 동생과 저는 그 분식집에 단골손님이였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집 떡볶이는 밀가루 떡으로 만든 일반 분식집에서 파는 달달한 맛에 떡 얇은어묵 대파가 전부였던 떡볶이였는데... 그게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다리를 다치고 나서 병원치료 받는다고 성남에 방문하다 집에 내려오는 길에 안양에 잠깐 들려서 떡볶이를 맛본적이 있는데... 하... 그 맛 그대로더군요.. 또 가서 몇그릇 비우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또 다른 떡볶이는 전통시장에서 파는 쌀떡볶이인데... 중학시절 중2때 같은반 친구의 단골집이였던.. 안양시 중앙시장 중앙에 있던 떡볶이 집이였는데 떡은 4개 굵은 어묵 1개 그리고 짬뽕이라고 해서 순대를 떡볶이에 담아서 떡볶이 국물에 뭍혀서 먹을 수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 메뉴였는데 그땐 그게 그렇게 맛있었네요... 친구와 함께 이걸 먹으러 일부러 버스타고 시내로 나갔다가 도로 집으로 버스타고 올라오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그리고 요근래에는 떡볶이 뷔페 두끼라는 곳에 떡볶이 생각나면 찾아가곤 했는데 같이 먹으러 갈 사람이 없어서 거의 갈일이 없고 재료를 사서 집에서 만들어먹는게 보통이네요..

    떡볶이도 먹고 싶고.. 뼈해장국도 먹고싶고.. 제육덮밥도 먹고 싶고... 순대국밥도 먹고싶네요... 체중감량한다고 샐러드에 닭가슴살 고구마나 통밀식빵.. 점심에는 밥먹으면서 다른일한다고 햄버거세트만 먹고 한식을 먹은지가 오래되서인지 한식이 그립습니다... 참.. 별일이네요.. 한국 살면서 한식을 그리워하다니.. ㅎㅎㅎ;
  • santalinus 2021/07/07 07:08 #

    전 백설기를 제외하고는 가래떡이 떡 중에서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는 탄수화물 중독자였습니다. 당연히 가래떡의 후손인 떡볶이도 매우 사랑합니다. 밀가루 떡볶이는 어릴 적 외가에 가면 사촌들과 함께 먹던 추억 때문에 좋고, 쌀떡볶이는 그 자체의 쫀득함과 목으로 넘어갈 때의 묵직함(?) 때문에 너무 좋습니다.>.< 일단 구하기가 힘들 뿐더러, 한번 먹으면 끝없이 올라가서 내려올 줄 모르는 혈당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중이긴 합니다만(무섭더군요;;), 그래도 언젠가 귀국하게 되면 반드시 성균관대 정문 근처에 있던 맛나분식에 가서 부산어묵과 떡볶이를 먹고야 말 겁니다. 그날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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