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소바 체인점 공개 포스팅


사시사철 언제 먹어도 맛이 없을 때가 없지만 특히 여름철에 더 찾게 되는게 차가운 메밀국수 입니다. 우리나라엔 시원한 냉면과 막국수가 있고 일본엔 차가운 소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원한 물냉면을 먹으러 들어갔다가 비빔냉면을 주문하여도 결과는 성공이고, 일본에서 차가운 소바를 먹으러 들어갔다가 뜨거운 소바를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요즈음 일본에 여행가는 한국사람들이 몇년째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은 여러차례 보도된 바가 있습니다. 일본에 가면 맛있는게 많이 있지요. 스시, 돈카츠, 카레, 라멘 등 다양합니다. 파스타도 전국 어딜가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아무 집에 들어가 시켜도 다 중간이상은 합니다. 서울에서 각잡고 정통 이태리 파스타를 표방하는 집의 수준을 쉽게 넘어서는 식당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분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외식 역사의 길이가 다르니까요. 우리나라는 모든 수준이 올라가는게 생각보다 빠르다는 걸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골목마다 널린 편의점에 들어가면 디저트, 케잌이 다양하게 깔렸습니다. 우리돈 천원 남짓하게만 줘도 맛있는 마들렌느, 피난시에, 푸딩, 각종 화과자를 얼마든지 사먹을 수가 있다는 대목에선 약이 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건 한가지 입니다. 입맛이 까다로와 지는 것이고 우선 맛있는 걸 많이 먹어보는 것이라고 저는 늘 주장합니다. 만들어파는 사람들은 소비자가 엄정하게 따지고 들면 무조건 따라올 수 밖에 없으니까요.

오늘은 소바이야기입니다. 저는 일본의 소바는 일본음식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스시만큼이나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사실 스시보다 훨씬 역사가 깊기도 합니다. 유명 소바집들을 보면 백년을 훌쩍 넘어 창업 2백년을 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명문 3대 소바라고 불리는 사라시나(更科), 야부(藪), 스나바(砂場) 등도 좋은 예입니다. 가서 먹으면 당연히 맛도 좋고 가게 구석구석에 밴 전통의 자취도 느낄 수 있어 방문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요. 

그러나 한 끼 식사를 위하여 특정 가게를 찾아가는 데에는 오며가며 시간이 많이 듭니다. 2박3일, 3박4일의 촉박한 일정으로 다녀와야 하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에겐 매끼를 그렇게 먹기엔 시간과 동선상의 제약이 따를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본 어딜 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소바 체인점 가운데 인기 랭킹에 올라있는 가게들을 몇군데 소개합니다. 일본 웬만한 도시에서는 기차역이나 지하철역 부근에서 오늘 소개하는 체인점들 가운데 하나 이상은 반드시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맛은 명문집의 그것에는 떨어질지 몰라도 기본이상 하기때문에 우리돈 3천원에서 시작하는 가격대를 고려하면 뛰어난 가성비 입니다. 무엇보다도 바쁜 동선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역부근에서 쉽게 먹을 수 있다는게 큰 장점입니다.
 


전국적으로 고루 인기 1위에 오른 집은 나다이 후지소바(名代富士そば)입니다. 도쿄쪽에 많이 있다고 합니다. 메뉴는 아래와 같습니다. 기본 3백엔부터 시작하는데 미니카레나 덮밥류와 세트로 주문할 수가 있습니다. 


인기 랭킹 2위는 고모로소바(小諸そば)입니다. 역시 도쿄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체인점 같습니다. 아래 두장 모두 구글에서 이미지를 퍼왔습니다(고타마씨 가게사진 감사합니다). '즉석에서 뽑고, 즉석에서 삶고, 즉석에서 튀겨낸(打ちたて,茹でたて,揚げたて)'을 캐치프레이즈로 쓰고 있네요. 오늘 사진은 가게 사진, 메뉴사진 모두 구글에서 퍼온 것들 입니다.


3위는 소지보(そじ坊)입니다. 앞에 신슈소바집(信州そば処)가 붙기도 합니다. 이 집은 역 앞에 보다는 쇼핑몰이나 지하상점가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위의 두 집보다는 가격이 약간 비싼데 그래도 그 값을 합니다. 생와사비를 조그만 강판과 함께 주어서 손님이 직접 갈아쓰게 합니다. 남은 건 집에 가져가라고 봉투를 줍니다. 전국 랭킹으로는 3위인데 오사카, 쿄토가 있는 (먹는 거 좋아하는) 간사이지방에서는 소지보가 1위를 차지했네요.
 


4위는 하코네소바(箱根そば)입니다. 온천으로 유명한 하코네에는 맛있는 소바집이 많습니다. 도쿄와 하코네를 연결하는 오다큐선(小田急線)철도회사에서 운영하는 체인점이라고 하네요. '하코소바'라는 애칭을 내세우고 있나 봅니다. 하코네 부근에는 유명한 가마보코(어묵) 스즈히로(鈴廣)도 있고 전갱이 말린 것같은 건어물도 유명합니다. 하코네 료칸에서 하룻밤 묵으면 좋겠지만 시간이나 예산이 허락하지 않으면 당일치기 온천만 싸게 할 수 있는 곳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텐잔(天山: http://tenzan.jp)을 추천합니다. 소바에서 잠시 벗어났네요.


5위는 유데타로(ゆで太郎)입니다. 이 집은 즉석 제분하고 뽑아서 삶는 걸 기본으로 내세우고 있는 집이군요. 평을 보니 가성비가 좋은 것 같습니다. 


전국 랭킹으로는 6위지만 나고야 중심으로는 1위인 와쇼쿠 멘도코로 사가미(和食麺処サガミ)가 1위 입니다. 검색해보니 교외에 넓직하게 전개하는 패밀리레스토랑 형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간사이 지방에서는 소지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한게 미야코소바입니다. 저는 먹어본 적이 없지만 먹어서 망한다는 오사카 사람들의 입맛을 믿는다면 맛이 좋겠지요. 성질급한 간사이 문화답게 맛있다, 싸다, 전에 '빠르다'를 써놓은게 재미있군요.



이상이 배고플때 지나가다 발견하면 들어가서 먹어도 크게 실패하지 않는 소바체인점 가운데 인기브랜드였습니다. 가격은 우리돈 3천원에서 7천원 안쪽이면 먹을만 합니다. 만원정도 쓰면 덴푸라같은 걸 곁들여 먹을 수도 있구요. 일본에서 맛있는 메밀국수를 드시고 오셔서 한국의 냉면과 막국수의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애정을 담아서 막국수 사진 한장 싣습니다. 이상 자임 메밀전도사 강원도 감자바위 밥과술이었습니다. 



덧글

  • zekyll 2018/07/28 21:05 # 삭제 답글

    첫문단 전체가 완전히 저의 마음과 같습니다. :)
    어렸을 때 아버지가 장터국수라는 가게에서 사주시던 "모밀국수"가 지금까지 저에게는 거의 소울푸드로 남아있습니다. 추울 때도 냉소바가 있는 식당이면 일단 시켜봅니다. 말씀대로 맛 없기가 힘든데 (결혼식장 부페 제외하고) 딱 한 번 정말 맛없던 적이 있었는데 어느 식당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는군요.
    일본에서는 제가 텐동이라는 튀김덮밥 체인점을 참 좋아하는데 소바는 따로 체인점이 있다는 자체를 몰랐네요. 다음에 여행가게 되면 소개해 주신 가게들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벌써 10년이 지난 일이지만, 긴자역 바로 앞인데도 약간 굴다리 밑같은 곳에 있던 서서 먹는 소바집에서 고로케 하나 얹어서 먹었던 온소바가 잊혀지질 않네요.
  • 밥과술 2018/08/04 13:50 #

    다음에 일본가시게 되면 덧글 주세요. 일정에 따라 맛있는 곳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타누키 2018/07/28 21:47 # 답글

    싸고 좋다니 ㅜㅜ
  • 밥과술 2018/08/04 13:51 #

    좋은 것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가성비 생각해서 싸고 좋다고 생각합니다.
  • 듀얼콜렉터 2018/07/29 02:41 # 답글

    지난 두번의 일본여행은 겨울에만 가서 소바를 접할일이 없었는데 다음에는 여름에 가서 맘껏 먹어보고 싶습니다 ㅠ_ㅠ
  • 밥과술 2018/08/04 13:52 #

    소바는 겨울에 가셔도 맛있습니다. 특히 따뜻한 기츠네소바, 덴푸라 소바 등 훌륭합니다.
  • Semilla 2018/07/30 10:55 # 답글

    저탄수식 시작하기 전에 메밀 국수 많이 먹었는데 참 그립네요. ㅠㅠ 지금은 메밀은 차로만 마시고 있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 잠깐 외도해서 먹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에 막국수 사진에서 위에 수북한 건 들깨가루인가요? 참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 밥과술 2018/08/04 13:53 #

    네 들깨가루 맞습니다. 여기에 동치미국물 넉넉히 부어서 먹습니다. 일본에 가실 기회가 빨리 오길 바랍니다.
  • 우물쭈물하지않으리 2018/07/30 15:56 # 답글

    겨울에 도쿄 갓을때 소바가 너무 먹고시퍼 백화점 식당가 소바집에 걍 들어갓는데 메밀수? 그 물도 참 고소하고 맛잇엇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ㅎ 일본에서 소바 먹으면 실패가 엄찌요 포스팅 보니 일본가고싶은 비주얼입니당 ㅎㅎㅎㅎㅎ
  • 밥과술 2018/08/04 13:56 #

    백화점에 입점한 식당들은 다 기본이상은 하지요. 역앞의 가게들 보다는 가격이 약간 높기는 하지만 어차피 백화점 손님 상대라서 그다지 비싸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 PennyLane 2018/07/30 19:36 # 답글

    이번 주말에 도쿄 다녀왔는데 이 포스팅을 보고 갔으면 좋았을걸 그랬네요.
    소바는 어디서 먹어도 맛있지만 히에이잔 산 밑에 있던 소바집이 제일 인상깊어요. 주인아주머니가 참 친절하셨고 요즘 날씨에는 못 미치지만 엄청나게 더운 날이어서 그런지 몇분 만에 흡입했으면서도 참 맛있다고 감탄하면서 먹었어요. 그리고 와카야마에서 먹었던 니신소바...... 소바에 청어를 넣다니 무슨 괴식인가 의심하면서도 시켜봤는데 소바에 대한 제 인식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랄까요.......ㅋ
  • 밥과술 2018/08/04 13:57 #

    다음번에 가시게 되면 미리 덧글 주세요. 성의껏 맛집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빛의제일 2018/07/30 22:40 # 답글

    오래전 부산 살 때 가끔 갔던 '중앙손국수'가 떠오릅니다. 방금 검색해보니 중앙모밀로 가게 이름이 바뀌었고, 가게 분위기가 제가 다녔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가게입니다. ;(
    프렌차이즈의 좋은점(?)이 일정수준 유지 같은데, 뭐랄까 우리 나라 프렌차이즈는 맛은 그냥 그렇고 회사 본사에 더 이득같지만, 일본 프렌차이즈는(일본 간 적 없지만 ^^;;) 맛도 일정수준 유지, 기본은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연사 강력하게 부산 밀면!을 부르짖습니다.
  • 밥과술 2018/08/04 13:58 #

    부산 밀면 좋지여! 저는 부산가면 가야밀면을 반드시 한번 먹습니다.
  • ナチとリブレ 2018/07/31 19:51 # 답글

    언젠가 도쿄에서 아침에 후지소바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겨울이라 온소바를 먹었지요. 아침이기도 하고...
    맛은 물론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만, 가격이 워낙 싸니까..

    '메시바나데카'라는 드라마에서 이런 저런 소바체인점을 소개해주는 에피소드를 봤었는데, 아마도 위에 예를 들어주신 체인점들이 꽤나 나왔던 거 같습니다.
  • 밥과술 2018/08/04 13:59 #

    다음에 가시면 소바 명문집을 한번 가보시기를 권합니다~
  • 다정이71 2018/10/18 12:47 # 삭제 답글

    10월초 후쿠오카 갔을때 규슈의 유일한 유데타로 에서 히가와리 정식을 먹었습니다.
    그 동네야 600엔만 주면 우에스토에서 우동과 생맥 한잔 할수 있을 만큼 물가 싼 곳인데도

    550엔에 돼지고기 덮밥에 자루소바를 맛있게 먹을수 있는 점이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밥과술님 덕분에 안가본곳을 많이 가보게 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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