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팀호완에서 딤섬을 먹고 결정하다 공개 포스팅


탱글탱글한 새우교자, 하까우입니다. 하까우는 새우만두라는 뜻인 蝦餃의 광동어 발음입니다. 북경어로는 쌰쟈오입니다. 그런데 이 음식은 광동지방의 특산이라 '하까우'라고 불러야 입안에 넣으면 매끈, 쫄깃, 새우탱글, 육즙화악~이 순서대로 느껴지는 바로 요녀석을 연상하게 됩니다. 이 교자의 껍질은 그냥 밀가루로 만든게 아닙니다. 반투명한 속성으로 속이 적당히 보이고 매끄러운 식감이 매력인 이 교자피는 澄粉이라고 부르는 밀가루 전분으로 만듭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식재료입니다. 우리나라는 옛날에는 '가다꾸리'라고 해서 감자 전분이 대세였다가 요새는 옥수수 전분도 팔리고 있습니다만 두가지 전분도 그 차이를 크게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여 쓰는 것 같습니다. 전분도 사실 원재료 곡물의 차이 만큼이나 그 특성이 다릅니다. 그런 면에서 중국요리는 전분을 사용함에 있어서 많이 발달하였습니다. 


위는 시우마이입니다. 이것도 燒賣의 광동어 발음입니다. 북경어로는 싸오마이입니다. 그런데 중국에는 싸오마이가 있어서 지방마다 그 모양과 맛이 다릅니다. 물론 들어가는 소도 다르구요. 우리가 딤섬에서 접하는 위의 사진처럼 생긴 시우마이는 역시 광동의 특산음식으로 돼지고기를 다져서 소를 만들고 그위에 다진 새우를 얹거나 아예 돼지와 새우를 섞어서 소를 만들고 위에 노란 게알을 얹는게 정통입니다. 그건 시우마이라고 불러야 맞다고 봅니다. 요새는 당근, 완두콩 등을 얹기도 하고 날치알을 물들여 얹는 경우도 있지요. 껍질은 녹말로 만들고 노란 색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음식은 일본으로 일찌기 건너가 일본화되어 슈마이(シュウマイ焼売:)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순서대로 돼지갈비(豉汁排骨) 차씨우파이(叉烧酥) 노마이까이(糯米鸡:닭고기찰밥) 신죽귄(鲜竹卷:죽순유부말이) 그리고 하쵱판(蝦腸粉:새우창펀) 차씨우쵱판(叉燒腸粉:차씨우창펀) 등 입니다. 지난 달 선전가는 길에 잠깐 홍콩에 들렀을 때 마침 약속이 있어서 팀호완(添好運)에서 식사를 한끼 하였습니다. 맛도 아주 좋고 가성비도 뛰어나서 인기가 있는 곳 입니다.     

모시고 간 손님도 대단히 만족해 했습니다. 푸근하게 먹고나서 푸얼차를 마시며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내가 딤섬하면 수십년을 먹어오면서 나름 그쪽으로 아는게 많은데 왜 그 지식과 경험을 혼자 가지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제가 홍콩을 다닌지 이미 4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홍콩서 살면서 생활도 하였고 또 떠나온 뒤로 일로도 숱하게 다니며 이 매력적인 도시와는 지금까지 그 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딤섬도 오랜 세월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본 터라 할 이야기도 많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터라 발품도 많이 팔았고 책도 적지않게 구해서 읽고 했는데 그걸 드러내어 글을 쓰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마음을 바꾸어 먹었습니다. 물론 제 주변에는 홍콩에서 몇년씩 살면서 맛있고 좋은 음식 많이 먹어본 친구들도 많이 있고 수십년씩 산 분들도 있지만 그분들이 글을 쓸 것 같지는 않으니 저라도 나서서 총대를 매자(?)고 마음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즈음 젊은 분들도 해외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딤섬을 접할 기회가 점점 늘고 있는 터에 기왕이면 딤섬에 대해서 소개를 좀 자세하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괜히 나대는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올리지 않았던 외국 음식에 대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홍콩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딤섬, 완탄면, 창펀, 쌀국수볶음, 차씨우, 닭오리고기 등에 대하여 한발짝  더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알고 먹으면 그만큼 더 맛있으니까 여행가시는 분들이나 서울에서 드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생각나는대로 맛집도 소개하겠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포스팅이 되겠습니다. 아래 사진에 나온 긴머리에 삐쩍마른 젊은이가 1980년 밥과술입니다. 구룡에서 홍콩으로 건너가는 스타페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제가 아니라 건너편에 보이는 완차이의 제일 높은 건물에 주목해 주세요. 원통형 타워 말입니다. 



아래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에 찍은 사진입니다. 80년도에 제일 높았던 빌딩이 숨어서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바로 밑의 사진에 붉은 화살표로 표시한게 그것 입니다. 그만큼 홍콩도 변한 거지요. 


아래는 같은 날 조금더 서쪽으로 시선을 돌려 센트럴이 나오게 찍은 사진입니다. 80년대 중반까지도 홍콩섬의 상징이었던 52층짜라 마천루 코너센터(Connaught Centre)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존재감이 많이 약해졌지요. 아래 붉은 화살표를 한 빌딩인데 지금은 이름도 바뀌어 자딘 하우스(Jardine House)가 되었습니다. 그 건물 지하에 대항해 시대 범선을 모티브로 꾸민 영국 펍이 있어서 자주 갔는데 마리아치 밴드가 돌아다니며 노래해주고 팁을 받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80년도부터 찍은 사진이 적지 않은데 앨범이 본가에 가있어서 찾을 수가 없네요. 구글에서 검색해 본 당시의 사진입니다. 당시에는 코너센터의 우뚝 솟은 위용이 대단 했습니다. 


그러면 다음부터 홍콩의 딤섬부터 시작하여 '타향살이 40년, 밥과술의 외국음식 소개'를 시작하여 볼까 합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기록 삼아 쓰는 '나의 반백년 음식일기'도 이제 한국을 벗어나 외국으로 건너갈 것 같습니다. 계산해보니 제 인생에서 한국에서 산 시간보다 외국에서 산 시간이 더 길더군요. 있는대로 쓰는게 더 정직한 일기가 될 듯 합니다. 

그럼 즐거운 한 주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밖에서 보는 평창올림픽, 감동입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삼아 스포츠 안팎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덧글

  • Ithilien 2018/02/11 18:56 # 답글

    멋진 연작 포스팅의 예감입니다! 즐겁게 포스팅을 기다리겠습니다.
  • 밥과술 2018/02/19 18:07 #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덧글 감사합니다.
  • 푸른별출장자 2018/02/11 23:22 # 답글

    팀호완 괜찮더군요...
    가격대비 맛이 상당하다고 할까...
    다른 고급 딤섬집들... 특히 옛날 장국영이 자주 들렀다던 그 식당은... 그랬어요.

    그런데 홍콩은 몇 번 다니고 나니 이제 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요새는 일본 가이드 북만 보고 있습니다.

  • 밥과술 2018/02/19 18:08 #

    팀호완도 가게 따라 분위기가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딤섬집이 많아서인지 한번도 물린 적이 없고 늘 좋습니다.
  • 나녹 2018/02/12 00:50 # 답글

    팀호완 맨하탄에 오픈했을때 입장대기가 세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는 돼지고기빵을 가장 맛있게 먹었네요 ㅎ
  • 밥과술 2018/02/19 18:09 #

    차씨우빠오를 말씀하시는 군요. 홍콩의 명물이지요. 영화 황비홍에서도 나옵니다.
  • Semilla 2018/02/12 01:25 # 답글

    제가 홍콩인 친구 덕에 처음 딤섬을 먹어보고 (아마 시카고 차이나 타운에서였던 듯) 완전 신세계가 열렸더랬지요. 그래서 과 친구들을 모아 캔자스 시티까지 딤섬 먹으러 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저탄수화물식을 시작하니 이젠 그렇게 못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포스팅 보면서 대리만족도 하고 나중에 기회가 온다면 식단을 잠시 멈추고 먹을만한 가상 리스트도 뽑아보렵니다! 다른 나라 음식도 기대됩니다!
  • 밥과술 2018/02/19 18:09 #

    앞으로 천천히 여러나라의 여러가지 음식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 迪倫 2018/02/12 09:27 # 답글

    오! 완전 기대하겠습니다. 저는 90년대의 반환전 홍콩에 워낙 애착이 있어서 들려주실 이야기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맨해튼에 팀호완이 문을 열었는데 너무 거품인가 싶어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만, 얘기를 듣다가 한번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것 같습니다.
  • 밥과술 2018/02/19 18:10 #

    90년대의 홍콩 이야기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팀호완은 한번 가보시지요. 괜찮더라구요.
  • 역사관심 2018/02/12 09:30 # 답글

    오, 맛있는 데다가 역사까지 담긴 시리즈! 기대하겠습니다.
  • 밥과술 2018/02/19 18:10 #

    기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장곡천 2018/02/13 05:37 # 삭제 답글

    딤섬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무척 기대되는 얘기네요.
    언젠가 홍콩에서 먹었던 새우 창펀(腸粉맞나요?) 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저는 도쿄에 사는데 서울이나 도쿄에 창펀을 먹을 수 있는 곳 아시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해봐도 레시피만 나오더라구요.
  • 밥과술 2018/02/19 18:14 #

    창펀 맞습니다. 도쿄에 옛날에 翠圓酒家라고 신바시에 있었는데 없어졌더라구요. 나중에 찾으면 이곳에 알려드릴께요~
  • 푸른별출장자 2018/02/20 01:12 #

    밥과술님은 아니지만... 대만에 살고 일본에 자주 가는데...

    장펀이 이게 고급 메뉴도 아니고 장펀은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쌀로 만든 만두 종류라서 고급 중식당에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는 메뉴에 없고 식당에 가서 메뉴를 봐야 나오는 경우도 많고요.

    요코하마 차이나 타운에 있는 요슈한텐이라든지 비슷한 딤섬집에서는 할 듯 합니다.
  • 장곡천 2018/02/20 01:51 # 삭제

    밥과술님> 감사합니다~ 언젠가 기대할게요^^
    푸른별출장자님> 답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인터넷상으로는 찾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언제 한번 발견한 적이 있는데 새우나 고기가 아닌 땅콩이 들어간 디저트 비스무리한 거였구요. 다음에 요코하마 갈 일이 있으면 들여다봐야겠어요!
  • 듀얼콜렉터 2018/02/13 07:59 # 답글

    오오 정말 기대됩니다~ 전 가디나에 있는 Sea Empress라는 딤섬 전문집에 종종 가는데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네요. 토렌스에 딘타이펑이 문을 열긴 했는데 기다리는 시간도 너무 길고 값도 비싸서 오픈하고 한번도 찾아가지 않았네요, 쇼핑몰안에 매장이 있어서 더 가기 꺼려진달까요 헐.
  • 밥과술 2018/02/19 18:15 #

    제가 다녀본 중에는 요새는 롤랜하이츠가 제일 맛있는 곳이 모여있는 것 같습니다. 옛날엔 샌가브리엘이었는데... 옐프 검색하여 보세여~
  • Mirabell 2018/02/14 20:57 # 답글

    크... 맛을 통하여 홍익인간을 실천에 옮기시는 밥과술님... 존경스럽습니다... 근대역사와 함께 이어지는 음식 이야기.. 기대할게요!
  • 밥과술 2018/02/19 18:16 #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빛의제일 2018/03/25 17:21 # 답글

    '왜 내가 먹어본 딤섬들은 모양만 다르고 맛은 거기서 거기였나.'한탄하며 포스트 읽다가 윗 분께서 쓰신 '맛을 통하여 홍익인간'!에 크게 고개 끄덕입니다. 덕분에 저도 딤섬의 세계에 눈뜨고 싶습니다.
  • 밥과술 2018/03/25 18:21 #

    딤섬씨리즈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 장곡천 2018/04/09 02:50 # 삭제 답글

    지난 번에 도쿄에 창펀 먹을 수 있는 곳 아시냐 여쭤봤었는데요, 이번에 유락초에 팀호완이 생겼답니다. 아직 가 보지는 못했지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네요^^
  • 밥과술 2018/04/09 21:52 #

    저도 소식 들었습니다. 腸粉있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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