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 되돌아본 2017년의 며칠 공개 포스팅


2018년 새해를 맞이하여 첫식사는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었습니다. 원래는 설명절에 차례를 지내는게 더 맞겠지만 오랫동안 이산가족으로 떨어져 지내는 저희 집은 식구들이 들어올 수 있는 날짜에 맞추어 차례를 올립니다. 작년엔 설에 지냈고 올해는 양력으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해마다 커피여사의 지휘아래 이번엔 쥬스와 우유가 전, 산적 등을 잘 만들어 주었습니다. 특히 몇년전부터 동그랑땡은 두부넣고 만드는 전통방식이 아니라 미니 햄버그에 가깝게 만드는데 이게 인기가 좋습니다. 갈아놓은 고기를 사지않고 정육점에서 국거리 살 때 양지를 더 사서 갈아달라고 하여 그걸로 만듭니다. 양파와 식빵을 조금씩 갈아서 간고기와 섞은다음 소금간을 살짝하여 잘 섞어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 굽습니다. 모양은 동그랑땡인데 퍽퍽하지 않고 고소하여 드시는 분들이 맛있어 하는 것 같습니다.

해마다 새해를 맞아 돌이켜보면 지난 해는 언제나 아쉬움이 많이 남고, 그래서 새해에 또 새로운 희망을 걸어보고 마음가짐을 새로이하는게 보통 우리네들이 사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저도 특히 작년엔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올해는 저도 그렇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좋은 일이 많고, 또 하시는 일들이 다 술술 잘풀기기를 기원합니다.

위의 사진이 올해 첫 식사의 사진입니다. 한 해를 돌이켜보며 작년 일년동안 제일 인상에 남는 식사는 무엇이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맛있게 먹은 끼니는 참 많았는데(맛없이 먹은 식사를 고르는게 훨씬 빠르지요. 이건 복이라고 여겨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인상깊었던 날을 몇개 추려보았습니다.  

우선 3월 10일입니다. 저는 그 역사적인 판결이 있던 날 중국에 있었습니다. 오전에 약속을 잡지않고 호텔 방에서 생중계를 보고 있었습니다. 중국은(우리나라에 있다 나가보면 많은 나라들이) 와이파이가 한국만큼 잘 안터지거나 속도가 느린 곳이 많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끊어질까봐 휴대폰 두 개를 열어서 JTBC와 SBS 생방송을 연결하였습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호텔방에서 역사적인 장면을 목격한 뒤,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웹서핑을 시작하였습니다. 한참이 지난 뒤 호텔 근방의 란주라면 집으로 가서 란주라면을 먹었습니다. 배가 고픈 줄도 몰랐는데 먹기 시작하니 비로소 입맛이 돌아왔습니다.



다음 다음날 출장에서 돌아와 청계천 양미옥에서 곱창을 먹었습니다. 탄핵이 이루어진 후 한국에서 처음 먹는 식사였습니다. 그동안 무능하고 부패한 세력들이 어떻게 국정을 농단했는지가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한심하고 어이가 없었는데 이날만큼은 먹은 곱창도 참 고소했고 주고 받은 화제도 참 고소했습니다. 셈을 치르는 카운터 뒤에 이 집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돌아가신 이가 잠시 그리워졌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정권교체가 되려나, 무슨 예기치않은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나, 커다란 희망과 기대를 품은 한편으로 근심과 걱정도 마음속에서 털어내지 못한채 5월 9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출구조사 발표가 예년과 달리 8시라고 하였습니다. 4년여전에 참담한 결과를 함께 했던 이들이 이번에 다시 모여 선거결과를 같이 보기로 하였습니다. 출구 조사가 나오자 우리는 일제히 함성을 질렀고 그리고는 막걸리, 소주, 맥주, 소맥 등 취향에 따라 술을 마음껏 마셨고 잔치분위기를 즐겼습니다. 다들 벙글벙글 싱글싱글 헤죽헤죽 껄껄껄 하하하 얼굴에서 웃는 표정이 가시지 않은 채 오랜만에 사람사는 맛을 즐겼습니다. 하도 감격을 해서인지 이 날은 음식사진 찍는 것도 잊었습니다. 어제밤에 싸인펜과 색연필로 간단히 그 날의 회동을 그려보았습니다. 저는 들떠서 술만 마시고 안주를 별로 안먹었는지 밤늦게 집에 들어오니 배가 출출했습니다. 그래서 남은 찌개와 밥 한그릇을 대충 비벼서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2017년에 들어 저는 개인적으로 지진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외국의 지진전문가가 16년 경주지진을 보고 한국에서도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원전 밀집지역이 위험하다고 경고를 해주었기 때문이지요. 평소 한국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겨서 옆나라 중국, 일본, 대만 등지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강건너 불 보듯 하던 우리나라 사람에게 큰 걱정거리가 하나 생긴 것 입니다. 그 전문가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최근 프랑스 등 그동안 소위 말하는 '불의 고리'에서 벗어난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한반도도 그 가운데 하나인데 이는 주목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1월 18일 이태리 중부에서 지진이 나서 스키리조트의 한 호텔이 눈사태를 맞아 수십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태리는 지진이 평소에도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그날 밤 저는 혼자 집에서 나주곰탕 얼린 걸 녹여서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며칠 뒤인 1월 22일 파푸아 뉴기니에서 매그니튜드 7.9의 지진이 발생하였습니다. 불의 고리가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게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저는 쥬스와 함께 집에서 치킨을 시켜먹고 달고 기름진 것들을 후식으로 먹었습니다.



4월 25일(현지시간 4월 24일) 칠레에서 M7.1의 지진이 발생하였습니다. 칠레는 지진이 빈번히 일어납니다. 그 날 저는 집에서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피해가 크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이었지만 걱정은 되었습니다. 





9월 20일(현지시간 9월 19일) 멕시코시티 부근에서 M6.8의 지진이 났습니다. 사망자는 백명을 넘어섰고 피해는 계속 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기억이 납니다. 9월 19일은 공교롭게도 32년전인 1985년 같은 날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지진(M8.1)이 일어나기도 한 날이라고 합니다. 그날 저는 중국 천산산맥을 넘어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의 접경에 있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천산산맥은 웅장합니다. 산이 워낙 높으니 비행기가 대단히 낮게 나는 것 같은 착각도 듭니다. 



거리에서 들에서 소도 보고 말도 보고 또 귀여운 양도 보고 저녁엔 아무렇지 않게 또 양고기, 소고기를 먹었습니다.



11월 13일(현지 12일) 이란 이라크 접경지대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수백명의 사망자와 수만명의 이재민이 나왔습니다. 규모는 M7.3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저녁 마포 진미식당에서 게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11월 15일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포항에서 지진이 났습니다. 기상 관측사상 16년에 있었던 경주지진에 이어 두번째로 큰 지진이라고 했습니다. 오후 2시 반경이었는데 서울에 있던 저도 느꼈습니다. 여진이 계속되어서 이틀 뒤 있을 예정이던 수능도 일주일 미루어졌습니다.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날 저녁 집에서 키마카레 만들어놓은 것에 수란을 얹어서 먹었습니다. 작년엔 좋아하는 무화과가 싸서 자주 먹었습니다. 그날도 후식으로 먹었습니다. 
 

이것 말고도 2017년 세계 이곳 저곳에서 지진은 많았습니다. 일본에서도 후쿠시마를 포함하여 여러곳에서 지진이 났었지요. 저는 지금까지 다행히도 직접 피해을 입은 적은 없지만, 공포를 느낄만큼 흔들리는 지진은 일본, 대만, 미국 등지에서 여러번 겪었습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지진당시 도쿄에 있었는데도 정말 무서울 정도로 크게 그리고 오랫동안 흔들렸습니다.

해마다 새해가 되면 에드가 케이시가 이랬다더라,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 씌여있다더라 그러면서 유튜브 등지에 '새해의 예언'등이 올라옵니다. 올해는 캘리포니아가 가라앉을 만큼 커다란 지진이 일어난답니다. 물론 거기까지는 아니겠지만 미국 서부해안에서는 언제 커다란 지진이 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제발 올해도 전 지구촌이 무사히 넘어가도록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수백만 인구가 모여사는 대도시 바로 옆에 원전이 밀집해 있는 우리나라 영남지방에 지진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난 한 해동안 밥과술 블로그에 찾아와 주신 분들 모두께 감사드리며 행운과 건강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제게도 축원해 주세요. 저도 올해 이런 저런 일 하려면 많은 복과 행운이 필요합니다~~
  


덧글

  • imagine21 2018/01/02 17:58 # 삭제 답글

    2017년에도 아름다운 사진 유익한 음식 이야기 많이 들어서 너무 감사했어요. 직접 그리신 그림도 정다워서 한참을 보았네요. 2018년 이런 일 저런 일 다 하실 수 있을 만큼 복 많이 받으시고, 행운이 겹쳐서 지금처럼 맛있는 것도 부지런히 드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애독자로서 변함없이 좋은 소개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 밥과술 2018/01/11 12:44 #

    격려가 되는 덧글 감사합니다. 저는 사실 요새 블로그를 하려고 하면 고민이 좀 많습니다. 취준생들도 그렇고 저보다 젊은 세대분들이 답답한 현실에서 자칫 저혼자 잘먹고 사는 것 같은 오해를 사면 어쩌나 싶어서요. 저도 그렇지는 않지만 먹고 다닌 사진만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어서요. 저는 수다떨기를 좋아해서 이런저런 생각안하면 매일이라도 포스팅 할 수 있을만큼 얘기거리는 많답니다 ㅎㅎㅎ
  • imagine21 2018/01/14 14:44 # 삭제

    답답한 현실을 사는 한 명의 젊은 세대이지만, 밥과술님의 포스팅을 보면서 밥 한끼에 담긴 의미와, 세상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생각해요. 그리고 먼 길을 자주 다니시면서 즐거운 일 이상으로 분명히 존재할 피곤함과 긴장감도 생각하게 되어요. 일반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일일거라는 생각이 들때면, 출장을 많이 다니는 일은 외로운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렇지만 밥과술님의 이야기에 담긴 온기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밥과술님의 블로그를 오랫동안 지켜보는 독자들은 걱정하시는 것 같은 오해를 하기보다는, 제가 매번 느끼는 다정한 기억을 가져가고 있을 거라고 믿어요.
  • 밥과술 2018/01/15 13:45 #

    이렇게까지 말씀을 해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틈나는 대로 열심히 블로그 하도록 하겠습니다. 블로그를 놓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는데 용기를 얻었습니다~
  • 고양이씨 2018/01/02 20:22 # 답글

    한 해간 추억 담긴 음식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D 금년에도 풀어가실 이야기들 기다리고 있을게요! 헤헤
  • 밥과술 2018/01/11 12:45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도 덧글 많이 달아주세요~
  • 이요 2018/01/02 20:37 # 답글

    저도 요즘 의자에 책상다리로 앉아 있으면 가끔 밑이 흔들리는 듯한 착각이 일 때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니라서...휴... 어쨌든 2018년에 큰 복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 밥과술 2018/01/11 12:47 #

    정말 원전은 큰 일입니다. 이 원전 팔아서 돈 챙기겠다고 우리나라 군대을 파병하는 약속을 몰래 사기꾼처럼 했다는 뉴스가 나오니 더욱 착잡합니다.

    이요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 술술 풀려나가길 바랍니다!
  • 나녹 2018/01/03 08:32 # 답글

    그림솜씨에 놀랐습니다. 산맥사진도 멋지네요. 원하시는 일 다 이룰 수 있길 기원드립니다.
  • 밥과술 2018/01/11 12:48 #

    감사합니다. 뉴욕 엄청 춥다던데 건강조심하시고 자동차 얼지않게 조심하시고요.

    올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英君 2018/01/04 15:46 # 답글

    그림을 참 멋지게 또 특징을 잘 잡아서 그리시네요! >ㅁ<
    일본은 어디에 사나 지진 걱정을 항상 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지진이 없어서 저희 부모님 친척분들 친구들 생각하면 참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큰 피해를 주는 지진이 두 해에 걸쳐 일어나니 정말 걱정이 들어요.. ㅠ.ㅠ
    생생하고도 맛있는 글 덕분에 지난 한 해 동안의 제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밥과술 님이 보신 풍경들, 드신 음식들을 재밌게 잘 읽고 보았습니다. 올해도 좋은 글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ㅁ^)/
  • 밥과술 2018/01/11 12:49 #

    영군님한테 그림 칭찬을 받으니 몇배로 쑥스럽고 몇배로 기분좋고 그렇습니다.

    올해 지진이 없기를 기원하며, 영군님 댁 모두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다 잘 풀려나가길 바라겠습니다.
  • 듀얼콜렉터 2018/01/05 11:08 # 답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6일까지 도쿄에 있어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ㅎㅎ
  • 밥과술 2018/01/11 12:51 #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중국 선쩐에 와있습니다. 내일 서울로 돌아갑니다. 도쿄 많이 즐기셨나요?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편하게 지내시다 가시기 바랍니다. 계신 동안 일본에 갈 일이 없어서 유감이네요. 언젠가...
  • googler 2018/01/23 07:34 # 답글

    밥과술님 2017년 잘 보내셨겠지요? 2018년에도 어김없이 이렇게 첫날 바로 담날 포스팅 하신 밥과술님 부지런함 보면서 2018년의 밥과술님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한해가 되는 걸 의심치 않습니다, 홧팅입니다~~
  • 밥과술 2018/01/23 09:57 #

    덧글 감사합니다~ googler님께서도 새해 댁내 평안하시고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 빛의제일 2018/03/25 17:04 # 답글

    2018년이 시작하고도 4월이 다가오니 이런 말씀드리기 면구스럽지만, (이슬람기원, 단기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으니까, 라고 우기면서)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맛난 포스팅! 기대합니다.
  • 밥과술 2018/03/25 18:17 #

    뒤 늦게 새해 인사 받으니 새롭네요. 감사합니다~ 빛의 제일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미리 당겨서 인사드립니다. 즐거운 성탄절 맞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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