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좋은날, 막국수와 드립커피 살아가는 이야기


조금 아까 있었던 일입니다. 오전에 약속이 하나 있었는데 일이 일찍 끝났습니다. 다음 약속이 12시 강남역 5번출구 옆에 있는 빌딩에서 있었는데 시간이 남았습니다. 회사로 들어갔다 가기는 시간이 어정쩡하고, 부근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책이나 보자 이렇게 맘먹고 이동하는 차안에서 블로그도 눈팅하고 트윗도 보고 그러던 참이었습니다. 좋은 곳을 많이 소개해주셔서 이글루스는 아니지만 자주 보게되는 미식의 별님 블로그에 막국수 소개가 올라와 있더군요. 춘천 샘밭막국수라는 곳인데 사진만 보아도 맛있게 생겼습니다. 장소를 보니 교대앞인데 눈을 들어보니 마침 교대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11시 12분. 

얼른 차를 세웠습니다. 절묘하게도 바로 큰 길에서 그 골목으로 들어가는 어귀에서 차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200미터도 안되는 길을 걸어 들어가니 샘밭막국수집이 나왔습니다. 시간은 11시 17분. 문에 영업시간은 11시 30분부터라고 되어있길래 들어가서 기다려야 하나 어쩌나 생각을 하며 문을 여니 이미 부지런한 손님들 여럿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막국수를 하나 시켰지요. 위의 사진이 그것입니다. 아래 단정한 모습이 가져다준 막국수의 원래 비쥬얼인데 풀어헤친 모습이 더 먹음직하게 보여서 맨위의 사진에 올렸습니다. 맛은 정말로 좋았습니다. 속초 실로암 이런데에 비해서 육수가 조금 아쉬웠지만 전혀 불평할 게 아닌게 메밀면이 워낙 맛있었습니다. 맛있는 집이 우연이라 하기엔 신기할 정도로 지나가다 딱 얻어걸려서 오늘 정말 운이 좋았구나 싶었습니다. 


9천원을 내고 나와서 보니 가게안 메뉴판에는 막국수가 9천원 짜리만 있었는데 현관에는 곱배기 11,000원이라고 붙어있었습니다. 그걸 보았으면 반드시 곱배기를 시켰을 밥과술이기에 오늘은 정말 운이 좋았다 여겼습니다. 왜냐하면 과식하지 않고 알맞게 부른배에 디저트를 먹을 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운수좋은 날은 희한하게도 별 일이 다 생깁니다. 12시약속을 대단히 죄송한데 30분만 늦춰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 막국수를 소개한 미식의 별님 블로그 말미에 부근의 블랙드립이라는 곳에서 커피를 마시라고 추천의 글이 붙어있었거든요. 아쉬워하며 이동을 하는데 이집에서 커피를 마실 시간이 생긴거지요. 바로 옆골목이라 쉽게 찾았습니다. 들어가보니 젊은 청년 한명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산 커피를 시켰는데 3,800원 이었습니다. 주문을 해놓고 뭐좀 달달한 것 사다 먹고 싶은데 괜찮냐고 했더니 좋답니다. 편의점에 가서 고른게 처음 본 쇼콜라미니파이라는 과자였습니다. 가격은 1,200원, 합해서 5,000원. 동전이 안남고 딱 떨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런 날은 계속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커피가 알맞게 따듯한게 산미와 쓴맛이 조화를 잘 이루어서 과자랑 함께 먹으니 정말 맛이 좋았습니다. 


커피가 맛도 좋고 온도도 알맞고 다 좋았는데 양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브라질산을 한번 먹어보고 싶어서 한잔 더 시켰더니 3,500원이었는데 진짜로 거짓말같이 500원짜리 동전하나가 주머니에서 나왔습니다. 동전이 남지않고 딱 떨어지게 쇼핑을 하면 기분이 좋은 건 저만 그런건가요? 

홀짝 홀짝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한 500미터 걸어서 강남역으로 가서 용무를 마치고 회사에 돌아와 바쁘게 일하는 척하면서 동료들 몰래 이 글을 씁니다. 미식의별님 고맙습니다~ 오늘같이 운수좋은 날 이런 소소한 행복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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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요 2016/06/23 14:40 # 답글

    읽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글이네요. ㅎㅎ
  • 밥과술 2016/06/30 17:51 #

    감사합니다~ 올리자마자 덧글 주셔서 고마웠는데, 이제야 답글을 답니다. 꾸벅!
  • 떡잎 2016/06/23 17:17 # 답글

    하하 엄청 귀여운 일기! 푸짐한 막국수에 편의점표 디저트와 커피 두 잔이라니. 백 점짜리 점심 만찬이네요! 저까지 덩달아 운수 좋은 기분이에요! ㅋㅋ
  • 밥과술 2016/06/30 17:52 #

    뿌잉뿌잉~ 그날은 정말 기분좋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매일 매일 즐겁게 보내세요~
  • 데굴 2016/06/23 19:38 # 답글

    샘밭 막국수를 판교동에서 보았는데 같은 집일까요? 저도 주말엔 막국수먹으러 갈까보아요
  • 밥과술 2016/06/30 17:53 #

    판교에도 있다고 들었는데 같은 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서 드셔보시고 맛있으면 되지요뭐.
  • NaChIto LiBrE 2016/06/23 19:51 # 답글

    Ψ( ̄∇ ̄)Ψ
  • 밥과술 2016/06/30 17:53 #

    Ψ( ̄∇ ̄)Ψ
  • 迪倫 2016/06/23 21:30 # 답글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맛있는 막국수 한번 찾아먹어야겠습니다 ㅎㅎ
  • 밥과술 2016/06/30 18:04 #

    요즘 분위기봐서는 막국수가 유행하여 머지않은 장래에 뉴욕에도 생길 것 같습니다.
  • Stella 2016/06/24 00:45 # 답글

    오늘(시간상 어제) 비빔국수가 땡기는 날이였어요 저는 점심 저녁으로 비빔국수를 해먹었답니다 ㅋㅋ
    사진을 보니 삶은게란도 하나 넣었으면 좋았겠다 싶네요(더워서 못하겠지만..)
  • 밥과술 2016/06/30 18:05 #

    저는 국수를 삶을 때 미리 계란을 씻어 넣어 삶다가(7분간) 계란 꺼내고 국수를 삶습니다. 편합니다.
  • Semilla 2016/06/24 01:52 # 답글

    막국수 첫 사진 비주얼이 참 먹음직스럽군요. 저탄수 콩국수를 샀는데 얼추 비슷하게라도 흉내를 내봐야겠습니다.
  • 밥과술 2016/06/30 18:05 #

    저탄수 콩국수로 해드셔보세요. 갑자기 고소한 콩국수가 먹고 싶네요.
  • 듀얼콜렉터 2016/06/24 03:27 # 답글

    정말 저렇게 뭔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날은 흔하지 않지만 생기면 기분 좋은날이죠~
  • 밥과술 2016/06/30 18:06 #

    그렇습니다. 그날은 밤까지 계속 운수좋은 일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 Erato1901 2016/06/24 07:23 # 답글

    막국수가 저렇게 생겼군요. 메밀을 이용한 국수를 외국에 와서 먹기 시작해서 막국수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궁금한 국수였거든요.여기는 메밀껍질까지 안 갈았나봐요. 수요미식회 보니까 메밀껍질까지 갈면 검은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곱빼기가 아닌다도 양이 푸짐한걸요~
  • 밥과술 2016/06/30 18:07 #

    메밀껍질을 간다는게 통껍질이 아니라 속껍질입니다. 쌀로 말하면 현미를 가루낸 것과 백미를 가루낸 것의 차이입니다.

    곱배기...먹어봤습니다. 또가서... 앞으로 보통으로 먹기로 했습니다.
  • 지나가는이 2016/06/24 20:23 # 삭제 답글

    귀여우세요~ 저도 모르게 그 여정을 함께 상상하며 읽었네요^^
  • 밥과술 2016/06/30 18:08 #

    헤헤헤 부끄럽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 PennyLane 2016/06/25 09:21 # 답글

    오 샘밭 저도 좋아하는 식당입니다. 운수좋은 맛집 기행 감축드립니다 ㅎㅎㅎㅎ
  • 밥과술 2016/06/30 18:08 #

    그러시군요. 전 그 뒤에 또 한번 갔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6/06/26 01:0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6/30 18: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제다이 2016/06/26 11:20 # 삭제 답글

    저의 집이 근처라서 가끔 가는곳이죠. 두부도 괜찮습니다. 다만, 배추김치가 없는게 아쉬워요. 집 김치를 싸들고가서 두부 김치와막걸리의 조합은 최고라고봅니다. 계산후 무료로 나눠주는 콩비지는 덤입니다.
  • 밥과술 2016/06/30 18:10 #

    그집에서도 비지를 나눠주는 군요. 저는 서초동 예술의 전당앞의 백년옥에 가서 비지 얻어다 먹었는데...
  • 빛의제일 2016/06/26 12:51 # 답글

    미식의 별님 글 저도 보았습니다. ^^
    밥과술님에게 '운수 좋은 날'이 이어지고, 저에게도 오고, 이 블로그 마실 오시는 분들께 모두의 운수 좋은 날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글입니다. ^^;;
  • 밥과술 2016/06/30 18:11 #

    모든 분들께 행운이 깃들기를 !!!
  • anchor 2016/06/27 10:39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6월 27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6월 27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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