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걸 밝혀서 치러야 했던 댓가 밥과술네 집이야기


제대로 먹고 제대로 마시는게 잘사는 길이고 참 중요하다고 어떤 작자가 자신의 블로그 프로필에 떡하니 써놓고, 돌이켜보니 실제론 전혀 제대로 먹고 마시지 못한 것 같아서 앞으로 반성과 참회의 나날을 보내기로 하였다 합니다. 네...말과 행동이 다른 블로거 밥과술 이야기입니다.

9월 초하루부터 조신하게 식생활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밥도 웬만하면 절반씩만 먹어서 탄수화물도 좀 줄이고, 염분섭취도 좀 줄이고, 알콜 섭취도 좀 줄이고 대신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는 건강한 식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은 겁니다. 출장가서도 나름 조신하게 굴었습니다.  

체중도 한 삼킬로 빠졌는가 싶어 내심 므흣, 즐거워하던 참이었지요. 사건은 일요일, 그러니까 어제 저녁에 일어났습니다. 쥬스는 친구만나서 저녁먹고 온다고 나갔고 밥과술은 꼭 3D로 보고싶었던 씬시티를 보러갔습니다. 영화가 시작하려는 참에 쥬스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이태원에서 맛있는 군만두를 먹고 있는데 아빠 저녁으로 포장해 갈까요? 라구요. 그래서 저녁으로 뭘먹을까 싶었는데 마침 잘되었구나, 가볍게 먹도록 딱 일인분만 싸오너라 라고 대답하고 움직이는 실사만화 씬시티를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위의 사진이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은 군만두였습니다. 맛있더군요. 군만두에는 역시 고량주지, 하고 선물받은 고량주를 땄습니다. 카~!하는 감탄사로 추임새를 넣어가며 고량주 홀짝, 만두 냠냠, 하다보니 순식간에 만두가 없어졌습니다. 중국에서 궈티에라고 부르는 군만두를 먹으면 한번에 수십개는 먹는게 보통이고, 일본서 야키교자는 대개 5개가 일인분이지만 다른 음식먹기전에 전채삼아 먹는 음식이지 한끼니로 홀로서기가 안되는 음식이지요. 


그냥 만두만 먹었으면 뇌하고 위장에서 이건 식사야하고 받아들였을지도 모르지요. 근데 군만두하고 고량주가 들어오니까 오, 맛있네여, 역시 잘 어울리는데여. 이렇게 반응하다가 다 먹고 가만있으니까 잠시 기다리는 것 같더니 금세, 이건 뭥미? 워째 식사는 안하삼? 방금 드신거 애피타이저 아녔씀? 이렇게 신호가 오더라구요. 그리고나서 더없이 맹렬한 식욕이 쓰나미처럼 몸전체를 덮쳐왔습니다. 쥬스가 먹는거 동무해준다고 옆에 와 앉더니, 아빠 좀 모자라지? 오늘만 드세요. 가볍게... 너그러운 미소로 합리화의 길을 터줍니다. 좀, 오늘만, 가볍게 여기에 속아산지 어언 몇년인 걸 모르는바 아니건만 의지박약한 술은 주방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기왕에 먹는 김에 떡도 좀 넣고해서 맛있게 라면을 끓여내어 잘익은 김치와 함께 후루룩 얌냠 다 먹습니다. 그랬더니 배는 부르고 머리에서 내려오는 혈관을 타고 엔돌핀 도파민 이런게 주르르 흘러내려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지는 듯한 지고의 행복감에 젖습니다. 


어차피 탄수화물로 잔치를 치른 저녁인데 까짓거 당분이다! 냉장고에서 거봉을 꺼냅니다. 알알이 굵직한 포도송이가 탐스럽기도 합니다. 옛날엔 포도가 향기롭기는 해도 이렇게 달지는 않았는데 이건 참 달구나 씨도 없어서 먹기도 편하고 음, 얌냠...맛있게 먹었습니다. 


자포자기는 절대 아니고, 문득 선물받은 쵸콜릿이 냉장고에 있는 걸 생각해 냅니다. 좋아하는 중국차와 함께 이쑤시개로 몇조각 찍어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그리고나서 입니다. 금방 자면 살찌니까 책이라도 보다 자야지하고 책고르러 가다가 체중계가 보여서 올라가 보았지요. 보름동안에 삼킬로 빠진게 어느새 도로아미타불이 되어있었습니다. 으악! 이 상태의 식생활을 고수한다면 나는 계속 수평으로 성장하는 인간이 될 것이고, 거기에 따르는 엄청난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두, 하면서 따라서 체중계에 올랐던 쥬스가 으악!!! 하고 제대로 비명을 질렀습니다. 아빠, 나 생애 최대체중이야. 어떻게 해? 한국올 때 48,49였는데 지금 5*킬로에요! 진짜 뭔가 큰 결단을 내야돼요! 쥬스는 저하고 살기 시작하면서 탄수화물의 참맛을 아는 '탄순이'가 되었고 양도 늘어났다고 합니다. 애비 잘못만나서 쥬스가 시집도 못가고, 어린 우유는 성인병에 시달리는 비만아빠때문에 반항아가 되고,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오는 걸 막아야 겠다 결심을 하였습니다. 

사실 쥬스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라면도 제 손으로 끓여본 적이 없는 날씬하고 귀여운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와서 슬슬 요리에 눈을 뜨더니 요새는 이것저것 참 자주 합니다. 요리를 해서 남에게 먹이는 즐거움에도 눈을 뜬 것 같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다 하숙이다 해서 변변히 못먹는 친구들이 가엾다고 집에 데려다 자주 해먹이곤 합니다. 원래 주방아줌마는 숨만 쉬어도 살이 찌는 법입니다ㅋㅋ...

그리고 먹는 사진도 저보다 훨씬 잘 찍습니다. 똑같은 모델의 스마트폰으로 같은 음식을 찍어도 이렇게 다릅니다. 얼마전 먹은 냉면사진을 보세요. 위는 밥과술, 아래는 밥과쥬스의 사진입니다.   


아래는 공항라운지에서 먹을 거를 가져다 놓고 찍은 겁니다. 위는 술, 아래는 쥬스 입니다. 거의 동시에 찍었는데 이렇게 다르게 나오는 군요...


쥬스가 해놓은 저녁을 술은 세번에 나누어 찍었는데 이렇게 빈약합니다.


쥬스는 요령있게 한장에 찍었는데 훨씬 먹음직스럽군요. 


아래 사진도 그럴듯 합니다만 그냥 있는 소스와 재료로 후다닥 만들어 먹은 저녁입니다. 쥬스는 한달에 한번정도 토마토베이스의 소스를 잔뜩 만들어, 일인분정도로 나누어 냉동해 놓고 여러번에 걸쳐 꺼내어 씁니다.


아래 사진은 제사 지내고 남은 식재료를 살린 것들 입니다. 남은 과일로 상그리아 만들고, 문어 남은 걸로 전채만들고, 선물들어온 복숭아로 파스타 만들고 그랬다고 합니다.  


오늘의 요점은 쥬스가 이렇게 요리를 잘해효, 가 아니라 체중이 왕창 불었다는 데 있습니다. 5킬로까지 쪘다가 다시 빠져서 3킬로수준에서 왔다갔다 했다는 것 까지만 확인했는데, 어제저녁의 비명은 뭘 뜻하는지 무서워서 묻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둘이는 굳게 맹세했습니다. 덜먹고 체중을 줄이기로요. 오늘 오후 주고 받은 카톡입니다. 얼마있다가 쥬스 생일이 다가옵니다. 그런데 며칠전 '아빠 저 이번에 생일선물로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요'라고 하기에 뭐냐고 물었더니 르크루젠가 뭔가의 타원냄비하고 어쩌구를 사달라고 합니다. 명품어쩌구 하는 것보다는 훨씬 싸게 먹히는구나 흐흐하고 검색하여 보았더니, 웬걸 평소에 그냥 동네 수퍼 알미늄 냄비사듯 살 물건이 아니더라구요. 

그건 그렇고 둘이는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체중감량 식생활에 돌입하기로 하였습니다. 못난 부녀에게 성원을 보내주세여~
제대로 먹고 제대로 마시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의지박약한 자신을 묶어두기 위한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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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를 좋아하는 다른나라 사람들:고추이야기(4) 살아가는 이야기

올해도 벌써 2/3하고도 열흘이 넘게 흘러갔습니다. 조금 지나면 또 9월이 가고 그러면 금년도 1/4만 남게되고 찬바람이 부네 연말이네 어쩌구하다보면 2015년이 코앞에 다가오겠지요. 새해에는, 하고 부푼가슴을 안고, 비장하고, 엄숙하게, 결의하고 다짐하고 마음먹은 일들이 아직 이루어진게 별로 없는데 눈깜짝할 사이에 이렇게 되었습니다. 가수 송창식이 삼등 완행열차타고 고래잡으러 동해바다로 가자 그럴때 청량리에서 강릉까지 열몇시간이 걸렸고 서울서 속초는 마장동에서 금강운수타고 7시간 걸렸는데 지금은 길만 안막히면 밟지않아도 두시간반이면 갑니다. 

교통이 발달하고 운송수단이 발달하니 인생을 싣고 흐르는 세월의 속도마저 변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채플린시대에 찍은 필름을 요즘 속도로 재생한 것 처럼 주변의 모든게 후다닥거리고 지나가니, 다른데서 푸념할 대상을 찾을게 아니라 넋놓고 앉아있는 자신을 탓해야하나 싶기도 하네요.  

미국 뉴멕시코주에 햇치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얼마전, 그러니까 8월 마지막 이틀간 이곳에서 고추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위의 사진은 이 페스티벌의 홈피를 캡쳐한 것이고 아래는 구글에서 이 페스티벌의 이름으로 이미지검색을 한 화면입니다. 저는 수년전에 텍사스에서 산타페를 갈 일이 있었는데 그 때 거쳐간 적이 한번 있었고 고추페스티벌은 가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 때 그 마을 사람들이 자기네가 고추의 '세계적인 명산지'임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던 걸 흥미롭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래는 우리나라 청양고추 홈페이지에서 퍼온 이미지입니다. 


청양에서도 이렇게 고추축제를 한다고 합니다. 


순창에서도 고추장 축제를 하는군요. 

순창에 가면 이렇게 집집마다 고추장을 많이 담근다고 하네요.



맨 위에 우리나라보다 앞에 미국의 햇치라는 마을을 소개한 건 이렇게 세계에는 우리보다 고추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도시가 많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고추 페스티벌'에 해당하는 중국어 '辣椒节'로 검색을 하여보면 중국에서만 여러 도시가 이런 행사를 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앞에 인터내셔널. 국제라는 이름이 붙은 행사도 여럿됩니다. 제 1회 행사를 갖는 곳이군요. 대신 '중국 고추 최고 명산'이라는 뜻의 간판을 내세웠네요.



아래는  제 12회라고 되어있네요. 고추라서 그런지 역시 붉은 색이 눈에 띱니다. 그렇지 않아도 붉은 색 좋아하는 민족인데...



아래는 제 6회라고 되어있는데 '인터내셔널 고추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의 행사입니다. 



아래는 제 2회, 고추문화축제라는 행사이군요. 



이 외에도 많습니다만 대동소이하므로 생략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햇치페스티벌 홈피에 들어가 보세요. 나름 재미있습니다. 깜짝 놀란 것은 영어로 chili festival 을 검색하여 보았더니 전 세계에 엄청 많은 행사가 있더군요. 아래 소개하는 건 아주 일부분입니다. http://www.chilliworld.com/factfile/events/hot-sauce-chilli-events-worldwide.asp  여기 들어가보시면 세계 각지의 고추축제 리스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세계는 넓고 고추축제는 많다' 입니다. 



이렇게 고추가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데, 우리는 그중에서도 고추를 제일 많이 먹는 민족이라는 건 지난번 포스팅에 통계로 밝혀진 바가 있지요. 그런데 이렇게 고추를 사랑하면서 그만큼 고추에 대해서 잘 알고 있냐고 누군가 물어보면 저는 대답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고싶어도 막상 찾아보면 자료나 서적이 별로 없습니다. 청양고추 청양고추하는데 이건 경상도와 충청도가 원산지와 유래를 놓고 다툴 정도로 역사가 애매합니다. 확실한 건 이것도 1983년에 개발된 것이니 역사가 짧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중앙종묘'에 다니던 유일웅박사가 제주산과 태국산 재래종을 교배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지요. 

중국사람들 가운데 매운거 잘먹는 사람들로는 우리는 쓰촨(四川)지방 사람들을 알고 있지요. 근데 중국에서는 후난(湖南)지방 사람도 매운거 좋아하기로 유명하고 그 옆동네 사람들도 다 지지않고 매운거 잘먹는거 자랑합니다. 그래서 나온게 유명한 말이지요. 세지방사람이 모여서 자랑하기를 갑;不怕辣!(부우파라아!; 매운거 겁안나) 그랬더니 을; 辣不怕 !(라아, 부우파!; 매운거? 하나두 겁안나지) 한술더떠 병; 怕不辣!(파부우라!; 난 안매울까봐 겁난다!) 각각 어느 지방이 갑을병인지는 당근 말하는 사람 출신에 따라 다르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병이 쓰촨사람들 같은데 그건 어디까지나 그간에 갑과 을에 대한 접촉과 경험이 병에 비해 적으므로 공평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밝혀 둡니다. 

요즘 베이징에는 정말로 한집건너 새빨간 간판의 훠궈(火鍋)요리집과 마아라(麻辣)요리집, 아님 충칭(重慶)요리나 쓰촨(四川)요리집이 번성하고 있습니다. 최근들어서는 북경 상하이 말고는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었지만 중국의 다른 대도시도 사천(편의상 섞어쓰겠습니다)요리가 번성하는 상황은 대소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는 많은 요리평론가 음식 평론가들도 공통으로 지적하는 사항인데 그 이유로는 여러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우선 사회주의 체제하의 중국경제에 자본주의 방식을 도입하고, 개혁 개방을 주도한 등소평이 사천출신입니다. 그래서 그가 권력을 잡고 있던 이십여년동안 사천지방의 요리가 베이징에서 많이 떴다고 합니다. 스테이트 뱅큇(State banquet), 즉 궈이앤(國宴) 다시말해 국가가 여는 연회의 공식메뉴로 사천요리가 오랫동안 잦은 빈도로 올랐다고 하더군요. 중남해, 조어대, 인민대회당 이런데에서 수십명에서 수천명씩 참가하는 공식메뉴에 오랫동안 사천요리가 행세를 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여부는 제가 직접 참가해 본적이 없으니 자신이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갑자기 모든 요리가 입이 얼얼하도록 매워지기야 했겠습니까. 사천요리의 전국 대중화에 큰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겠지요. 스테이트 뱅큇하니까 생각나서 적는데, 미국도 국가연회에 프랑스 요리, 프랑스 와인 위주에서 미국요리, 미국와인 넣기 시작한 것 얼마 안됩니다. 볼프강 퍽이 그래서 스타가 되기도 했구요. 

그건 그렇고, 중국의 이 도처에 있는 매운요리 전문 음식점들은 챠오쟝난(俏江南)같은 고급체인점부터 麻辣라는 두글자가 들어간 이름모를 싸구려 식당까지 그 폭이 넓은데 특징은 웬만하면 중간은 간다는 겁니다. 우리도 그렇지요. 처음가는 식당가서 실패안하려면 비빔밥이나 김치찌개 시키면 대중 중간은 하잖아요. 일본서 우동이나 카레시키면 어디가도 중간은 하듯이. 이 매운 요리라는게 워낙 자극이 강해서 섬세함을 뭉개는 대신에 웬만한 결점을 커버해 주는, 만들어 내는 쪽에서는 장점이 있는 겁니다. 요리에 자신이 없으면 그냥 딥다 맵게하면 속는다...이런 심보가 작용할 수가 있는 거지요. 진짜 맛있는 매운 요리를 내려고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그렇다면 해당안되는 얘기니까 그냥 넘어가십시오. 

그런데 이 중국 사천요리의 매운 맛과 한국의 매운 맛은 다릅니다. 그 차이는 고추의 맛에서도 오지만 큰 것은 화쟈오(花椒)라고 하는 산초의 맛이지요. 화~한 자극의 매운 맛으로, 고추가 주먹으로 치는 거라면 화쟈오는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이 두가지가 섞여서 맵다가 뒷끝에 입안이 막 아린듯한 통증이 고추의 화끈거림과 함께 같이 옵니다. 이맛 역시 묘한 중독성이 있지요.

매운 훠궈 좋아하면서 중국 가시는 분들께 하나 추천하자면 '海底捞(하이디라오)'라는 훠궈집이 있습니다. 20년전에 쓰촨성 지앤양이라는 도시에서 출발하여 지금은 전국에 100개가 넘는 대형체인으로 발전하였는데 가성비가 좋고 맛도 괜찮습니다. 찾아보니 LA와 싱가폴에도 진출을 하였군요. 


사진에서 보듯이 훠궈는 각종 재료를 푸짐하게 늘어놓고 허허하고 얼얼한 입을 달래가며 여럿이 왁자지껄 먹는 맛이 있지요. 우리나라의 맛있는 고추를 찾기 위한 포스팅은 계속 하기로 하고 오늘은 중국의 매운 음식 이야기를 잠깐하고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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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동,전갱어,야키소바,계란말이...일본의 comfort food(심야식당2:재) 일본이야기


중국말에 '위쪽에 정책이 있으면 아랫쪽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 下有对策)'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정권이나 권력이 무모하거나 비합리적인 정책을 시행할 때는 그를 피해가는 서민의 지혜로운 대처법이라는 뜻에서는 긍정적으로, 공정하고 바른 시책을 펼치려고 할 때 사욕을 위하여 피할 때에는 부정적으로, 옳으냐 그르냐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유튜브를 볼 수가 없습니다. 트위터도 안됩니다. 정부정책입니다. 일반적이라는 표현을 삽입한 것은 맘만 먹으면 볼 수 있고 할 수 있는 '대책'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 중국인들은 외국의 유튜브와 트위터를 대신한 토종 비디오 서비스와 SNS를 합니다. 워낙 인구가 많은 나라이라서 중국에서 대박을 치면 가입자수가 3억, 5억 이런 정도에 달합니다. 

중국판 트위터에 해당하는 게 시나웨이보(新浪微博)라는 것이고 유튜브에 해당하는게 요우쿠-투떠우(优酷-土豆) 입니다. 요즘 중국의 젊은이들은 지상파, 위성방송 등을 통하여 TV를 보던 종래의 습관에서 벗어나 이런 비디오서비스를 통하여 콘텐츠를 즐기는 경향이 뚜렸합니다. 

아래 캡쳐한 화면은 중국에 치맥붐을 불러일으키며 김수현 전지현을 수퍼스타로 등극시킨 '별에서 온 그대' 소개화면 입니다. 초기 한국 드라마는 지상파를 통해서 알려지다가, 위성TV를 통해서 본격적인 한류붐을 일으켰고 이제는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나친 한류붐을 우려하는 중국당국의 정책이 나올듯 합니다. 


참, 오늘 포스팅은 중국의 미디어현황 같은 이야기도 아니고, 한류 이야기도 아닙니다. 음식이야기입니다. 그것도 일본음식.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보지요. 얼마전 출장으로 중국에 머물고 있을 때 만난 중국친구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하고 '고독한 미식가'를 좋아해서 꽤나 인기를 끌었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시청율이나 그 확산범위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좋은 반향을 일으킨 건 틀림없는 것 같았습니다. 남의 회사 방문하여 회의하면서 틈이 나면 젊은 친구들한테 심야식당이나 고독한 미식가를 아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기회가 없어 많이 묻지는 못했지만 많은 친구들로부터 재밌게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웠던 것은 극도로 반일감정이 심한 중국에서 심야식당에해서는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째서냐고 물었더니 심야식당에 나오는 사람들은 다 착한 일본사람같다는 대답이었습니다. 고독한 미식가도 뭔가 짠하고 착해보이는 인상이라고 했습니다. 대중문화의 힘을 실감하였습니다. 맨위의 사진두장은 바로 이 두 프로그램을 방영한 요우쿠-투떠우의 웹페이지를 검색하여 캡쳐한 것 입니다.

오늘은 그래서 오래전에 쓰고 잠가놓았던 심야식당 이야기를 다시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일본사람들의 컴퍼트푸드에 대한 얘기입니다. 즐겁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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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이 일본독자들을 넘어서서, 한국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첫번째 이유는 그 메뉴가 서민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민적인 식당에서 훈훈한 인정이 넘쳐나는 사람들의 평범한 음식이야기가 우리에게 어필하는 것이겠지요. 1982년산 보르도의 라뚜르가 어쩌구, 로마네꽁띠가 저쩌구, 거기에 더해서 캐비어는 벨루가에, 이베리코 햄 운운하면 우리의 정서에 파고들지 않았겠지요. 우리도 어쩌면 일본음식으로라기 보다는, '그리운 음식'으로 그 만화(그리고 드라마)에 나오는 메뉴를 대하는게 아니었나 생각도 해봅니다.

지난번에 명란젓 이야기는 하였고, 오늘은 다른 메뉴 몇가지를 얘기해 보지요. 

우선 이집의 메뉴판에 있는 유일한 음식 '돈지루(豚汁)정식. 이 돈지루라는 음식은 동경이 있는 관동지방에서는 돈지루라고 부르는데 오사카가 있는 관서지방에서는 똑같이 豚汁라고 쓰고는 '부타지루'라고 읽습니다. 둘다 말그대로 돼지고기가 들어간 국물이라는 뜻이지요.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국물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 미소시루라고 하는 된장국이 대표격이고 그 밖에는 별로 없습니다. 

이 '미소시루'를 평균으로 하여 그 위의 고급 국물로 '스이모노(吸い物)'라는게 있습니다. 가츠오부시와 다시마 버섯등으로 맛을 낸 '다시(出汁)'에다가 약간의 해산물이나 약간의 야채를 살짝넣은 스프인데 가이세키 요리집이나 고급 스시집에서는 이 스이모노를 냅니다. 일본사람들의 표현으로 '죠힌(上品)',즉 격조높은 음식에 속합니다. 그 밑에 미소시루, 그리고 이 평균보다 밑으로 있는 국물이 바로 돈지루입니다. 

미소시루가 된장풀어 끓인 것에 약간의 유부, 약간의 파, 약간의 두부 등으로 가벼운 음식이라면 돈지루는 돼지고기, 곤냐꾸, 토란, 우엉 그리고 홍당무등이 들어가 걸쭉하고 기름기가 많은 스프입니다. 그것만 있으면 다른 반찬없어도 밥 한공기를 먹을 수가 있어서 학생, 노동자, 운전기사들이 선호합니다. 요시노야(吉野屋)등 대개의 규동(소고기덮밥) 체인에서는 50엔 추가하면 미소시루를 돈지루로 바꾸어먹을수 있습니다. 또 기름기가 많고 포만감이 있어서 겨울에 스키장에 가면 어디서나 돈지루를 팝니다(스키지루라고도 부르며). 

그러니까 심야식당에서 돈지루 정식을 유일한 메뉴로 한 것은 돈지루에 밥한그릇 주고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하겠다, 설사 밥과 돈지루만 내더라도 불평말아라, 이런 뜻입니다. 어린시절, 학창시절, 가난했던 알바시절, 스키장갔던 등등의 그리웠던 추억이 담겨있는 comfort food 입니다.

그 다음 계란말이. 일본말로는 다마고야키(卵焼き,혹은玉子焼き)라고 하는데 계란을 풀어서 얇게 익히며 계속 돌려 말아내는 요리인데 신부가 결혼하면 제일 먼저 배우는게 이겁니다. 도시락 반찬으로도 단연 일순위이구요. 이것을 만들때 설탕, 소금등 이것 저것을 넣는데 여기에 미링, 다시(出汁)등을 넣어 본격적으로 만든 것을 '다시마키'라고 하여서 스시집에서 나오지요. 일본에서 스시통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제일 먼저 이 다시마키를 시켜 먹어보고 그집의 수준을 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다 도매점에서 사다가 쓰니까 이것도 옛말이 되었지요. 우리나라 계란말이보다 단 맛과 고소한 맛(다시)이 강합니다.아무튼 어려서부터 지치지 않고 먹어온 게 이 계란말이 이므로 일본사람에게는 무엇보다도 comfort food 입니다.  

이에 반해 그냥 부친 계란은 동그랗게 노른자가 보여서, 메다마야키(目玉焼き), 우리말로 눈깔부침 쯤 되는데 이 역시 아침에 빵을 먹어도 한개, 밥을 먹어도 한개, 함박스테이크를 시켜도 한개, 참 일본사람한테 친근한 요리입니다. 영어로는 sunny side up 이라고 하는데 미국에선 스크램블보다는 덜 먹지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계란으로 만든 일본의 comfort food로 또한가지 '챠완무시(茶碗蒸し)'라는 계란찜이 있습니다. 계란을 풀고 다시국물을 넣고 희석시킨뒤 컵모양의 챠완에 닭고기, 새우, 은행, 버섯, 미쯔바 등을 넣고 찐 것인데(찔때는 뒤집어서 찝니다. 그래야 가라앉은 내용물이 익은뒤 위로 오니까요), 이 또한 엄마의 솜씨에 따라 집마다 맛이 다르고, 어려서 이유식을 먹을 때면 먹을 수 있어 가장 오랜 추억을 가진 comfort food 입니다. 

여담입니다만 몇년전 신문에서 조사를 했더니 많은 청소년들이 '챠완무시'와 간식의 대명사 '커스타드 푸딩' 을 즐겨먹는데 편의점 판매상품(세븐일레븐 로슨 미니스톱 등)을 고급 레스토랑의 그것보다 맛있다고 느끼고 선호한다고 해서 기성세대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일본도 '엄마의 손맛'이 무너져내리긴 마찬가지입니다(미국은 아예 엄마의 손맛이 진작에 없어졌구요).

네코맘마, 고양이맘마라는 뜻으로 일본말로도 맘마는 밥의 유아어입니다. 네코메시(猫飯), 즉 고양이밥이라고도 하는데 밥에다가 국물을 끼얹어 먹거나(주로 관서) 가츠오부시를 얹어 간장을 끼얹어 먹는(주로 관동) 행위 그 자체를 일컫기도 합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매너에 어긋난다고 해서 어려서부터 주의를 받고 자랍니다. 옛날에 먹다남은 밥위에 생선찌꺼기등을 얹어 고양이에게 주던 습관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학교다니는 자식이 아침에 시간은 급하고 해서 에라, 하고 미소시루를 밥에 부어 훌훌말아 삼키듯 먹고 가면 '고양이밥 먹으면 못써!'하고 꾸짖는 장면이 만화, 영화, TV 등에 많이 나옵니다. 우리는 국물문화가 발달해서 모든 탕종류가 그렇듯이, 워낙 말아먹는 음식이 많은데 일본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하기야 일본은 숟가락이 없는 문화니까요. 

야키소바. 이건 일본사람에게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소풍갈 때 김밥, 사이다 이상으로 추억의 음식입니다. 데키야라고 해서 일본에는 전국적으로 조직적인 노점상들이 있는데, 이들이 여름이나 벚꽃놀이 아니면 각종 마쯔리(축제)때면 반드시 출점하는게 야키소바입니다. 그래서 야키소바에는 벚꽃, 불꽃놀이, 해변가, 유카타(일본기모노같은 얇은 옷), 달콤한 사이다(라무네)의 맛, 북소리, 가마를 나르는 함성소리 등 숱한 추억이 임프린트되어 있습니다. 

학교에서 축제를 해도 동아리들이 만만하게 내는 가게가 야키소바입니다. 외국에 나간 유학생들이 꼭 챙겨가는게 UFO라는 인스턴트 야키소바이기도 한데 그만큼 comfort food라는 얘기죠. 심야식당에 온 손님들이 한 밤중에 야키소바를 먹으면서 회상하는 거기에 담긴 각자의 추억의 양은 엄청날 겁니다.

아지노히라키(あじの開き). 우리말로 전갱이라고 부르는 생선을 반으로 갈라펼쳐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구운 음식입니다. 일본에서는 옛날에 생선을 배를 갈라 소금간을 하여 바람이 잘 통하는데 말려서 저장기간을 늘려, 해안가에서 떨어진 내륙으로 옮겼습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전에는 육고기를 안먹었으므로 생선이 유일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원이었습니다. 이렇게 펼쳐서 말리는 방식을 히라키라고 합니다. 말리지 않고(자연상태에서 널어서 바람에 말리는것을 히보시<日干し>)라고 합니다) 펼치기만 하는 것도 히라키라고 하지만, 

아지는 일본 전국에서 나는 서민 생선의 대표격으로 말린 히라키가 유명합니다. 크기도 한사람이 한마리 먹기에 딱 알맞습니다. 일본에서 아침정식(朝定食)하면 생선한토막이나 아지히라키한마리에 미소시루, 야채절임(쯔케모노) 그리고 밥한그릇이 대부분인데, 이 아지히라키가 사실 맛있게 굽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조제 호랑이...라는 영화에 여주인공이 아주 맛있게 굽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래서 요즘은 고급식당, 온천여관 이런데가 아니면 대개 아침정식에 연어구이 한토막(그것도 천연이 아닌 양식)이 나옵니다. 또 아파트 생활에서는 냄새가 빠지지 않으니까 생선굽는 것을 꺼리는 주부도 많구요. 그러니까 이 전갱이구이는 사라져가는 추억의 comfort food가 되겠습니다.

가쓰동(カツ丼). 일본가정에서도 돈까스를 해먹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제대로 튀기려면 많은 기름이 드니까요. 그래서 맘먹고 하면 많이 만들어서 한끼는 돈까스로 잘먹고, 남은 것은 여러번 가쓰동을 해먹습니다. 딱딱해진 돈까스가 다시(出汁)국물과 불기운에 다시 부드러워지고 그 위에 풀린 계란이 반쯤 익어서 밥과 함께 먹으면 아주 별미지요. 그리고 돈까스는 정말 맛있게 만들기가 쉽지 않지만 가쓰동은 웬만하면 중간은 갑니다. 

슈퍼에서 파는 돈까스를 사다가 가쓰동으로 해먹어도 먹을만 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돈까스를 해먹고, 남은 것은 가쓰동을 해먹는 것도, 대가족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4인가족이상은 되어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힘들지요. 그래서 요즘의 일본 젊은이들은 집에서 만든 돈까스를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외식으로 먹는 가쓰동은 건재합니다. 그래서 다른 의미의 comfort food 가 되겠습니다.

오야코동. 돈까스 대신 닭고기로 만든 덮밥입니다. 가쓰동보다 부드러워 어린아이때 좋아하다가 어른이 되면서도 여전히 좋아하게 되는 음식입니다. 그래서 이또한 comfort food 랭킹상위. 제 블로그에서는 가능한한 맛집소개는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오늘은 예외로 오야코동집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250년된 다마히데(玉ひで)라는 식당인데 이집이 오야코동의 발상지라고 합니다. 샤모(軍鶏)라는 닭을 사용한 원조오야코동(元祖親子丼)을 오전11시반부터 오후한시까지에만 파는데 당연히 맛있습니다. 도쿄여행하시는 분 한 번 가볼만합니다. 단, 엄청 줄서서 기다릴 각오해야 합니다. 장소는 닌교쵸역이나 수이텐구역에서 가까운데 일본 구글 야후 아무데다 쳐서 검색하면 자세한 정보 나올겁니다.   

라면. 만화에서 보면 인스턴트 라면(삿뽀로이치반하고 묘죠챠르메라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으로 끓이는 건데, 이건 다른 의미에서 추억의 음식입니다. (구별상, 일본식 생라면은 라멘, 인스턴트는 라면으로 표기합니다) 우선 일본은 한 십년전부터 본격적으로 라멘 광풍이 불기 시작해 아직도 그 여세가 대단합니다. 라멘 만드는 걸 무슨 예술적 경지에 오르거나 도 닦는 것 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가게를 차리고, 라멘 평론가가 생기고...난리도 아닙니다. 

그래서 홋카이도의 미소라멘, 관동의 쇼유라멘, 간사이의 시오라멘, 후쿠오카의 돈코츠라멘 이렇게 대별되던게 요즘은 유명 가게, 유명 셰프(라멘의) 브랜드로 다양화하여 숱한 종류가 수퍼, 편의점에 깔렸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먹을 때는 대개 사발식 컵라면이나 조그만 컵라면(오리지널)을 먹지요. 봉지라면은 가게 라멘, 그리고 컵라면에 밀려 쓸쓸한 추억의 음식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심야식당에서 일부러 다룬 것 같습니다. 굳이 특정 옛날 브랜드를 보여준 것은 일종의 트리뷰트(헌정)겠지요. 

여기서 한마디, 인스턴트 라면은 일본 것 보다 한국 것이 훨씬 맛있습니다. 자신있게 얘기합니다. 중국, 대만, 홍콩, 태국 등을 포함해도 단연 한국 것이 일등입니다. 하기야 일본이나 이들 나라에는 다 생라면이 있으니까 인스턴트에 힘이 덜간것도 이유겠지요. 한국은 그런 면종류가 없었는데, 인스턴트부터 도입되어 시작한 라면문화라서 나름대로 개성있게 발달을 한거지요. 외길 50년 전국민이 인스턴트라면만 먹으면서 키워낸 결과라고나 할까요. 그러니까 인스턴트 라면은 한국이 세계에서 제일 맛있다고 할 수 있지요.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만이 아니라, 기회있을 때마다 이것저것 다 먹어본 외국인들한테 물어보고 확인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심야식당에 나오는 음식은 모두 일본사람들한테는 그리운 음식이고, comfort food이자 특별한 추억이 담긴 것 들입니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심야식당을 차린다면, 그리고 과연 무엇을 내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감동을 할까 목하 고민중에 있습니다. 메뉴가 결정되면 한번 포스팅을 할까 하는데 금방 결정될 것 같지 않네요. 의견있으신 분 덧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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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한국고추와 고추파동 이야기(4) 살아가는 이야기


올해는 추석명절이 빨리 다가왔습니다. 그냥 연휴, 라는 것 말고도 추석만이 가지던 플러스알파같던 특별한 설레임이 제겐 별로 없네요.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점차 퇴색해가는 것 같이 느껴지는 건 변해가는 세태때문인지 아니면 나이를 먹어가는 나 자신 때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둘 다라고 여기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매해 가을날씨에 접어들면서 도하 각신문은 연례행사처럼 컬러인쇄에 걸맞는 풍경으로 빨간 고추를 지붕위에 널어 말리는 농가를 사진으로 싣습니다. 그게 초가지붕이면 더욱 가을의 정취와 잊혀진 고향의 향수를 자극할텐데 전국 빼곡히 아파트가 들어선 요즈음 그런 곳을 찾아내려면 사진기자님들 점점 더 고생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고추나 고추가루가 실제로는 커다란 시설에서 원적외선, 열풍 등 대량건조에 적합한 방법으로 말려서 빻은 제품이 더 많을겁니다. 하지만 뭔가 순박한 시골할머니가 정성스레 벌레잡고 물주며 가꾸고 길러 빨갛게 익은 고추를 주름진 손으로 일일이 따서 정성스레 맑은 하늘아래 말리고 그걸 또 정성스레 빻은게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김치나 고추장의 원료다, 이렇게 생각하고 먹는게 마음이 더 푸근해서 그런 농촌의 풍경에 목말라 하는지도 모르지요. 요즈음 시장개방을 보면 그래도 국산인게 어디냐하고 감사히 먹어야 하는 날이 얼마 안남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위 사진은 구글에 red chili 라고 이미지검색해서 나온 걸 캡쳐한 겁니다. 영어로 검색하였더니 여러나라 것이 한꺼번에 다 나옵니다. 그래도 보기엔 우리가 먹는 것과 많이 비슷해서 정감이 갑니다. 오늘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고추가 다른나라 것보다 맛있냐하는 겁니다. 제가 아는 사실을 공유하고자 쓰는 게 아니라, 몰라서 그리고 궁금해서 함께 생각해보자고 올리는 글입니다.

우리는 배 그러면 먹골배로 알려진 장십랑이니 풍수니 신고니 하는 품종을 몇개는 들어서 압니다. 포도도 거봉 이렇게 브랜드로 알구요. 쌀 감자도 그렇습니다. 일반 소비자는 평소에 모르고 지내지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가 있다는 얘기지요. 그리고 모양과 맛에서 금세 차이를 알 수도 있는 먹을거리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고추는 잘 모릅니다. 생으로 먹을 때 꽈리고추, 오이고추, 청양고추 정도로 알지 빨갛게 익어서 말린뒤 그게 가루가 되면 어떤 품종이고 어떤 특성의 종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수퍼에서 여러종류의 고추가루 포장을 보아도 고급, 00지방명산, 00특산, 태양초, 매운맛 등 애매한 표현이 많습니다. 

서양에서 계약서를 꼼꼼하고 자세하게 쓰는 것은 일이 잘 안되어 분쟁이 날 때를 대비해서라고 하지요. 보험도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를 대비해서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고추가 계속 맛있으면 좋은데 앞으로 생산원가가 낮아서, 수확량이 많아서, 매운맛이 강해서, 재배가 쉬워서 등의 이유로 외국종자가 들어온다 던가 아예 수입의존도가 높아진다거나 해서 우리가 요새 먹는 국산고추의 품종이 변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를 대비해서 관심있는 소비자는 현재의 품종과 그 특성에 대해서 좀 알아두어야 하지 않나 생각도 들구요. 

여기에는 한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그건 우리나라 고추가 외국의 고추에 비하여 더 맛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당연히 맛있다고 믿습니다. 최소한 한국음식을 만들 때에는 말이죠. 여기저기 서적에 보면 우리나라 고추는 다른나라 품종에 비해 캡사이신의 함유량으로 매운 맛을 나타내는 스코빌지수로 보면 낮지만 당도가 높고 또 이러저러해서 맛이 뛰어나다, 이런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그렇게 마냥 맵기만 한게 아니라는 거지요. 납득이 갑니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커리만드는데 들어가는 고추는 인도 품종이 뛰어나고, 살사나 칠리만드는데 들어가는 고추는 멕시코산이 좋을 것 같고 핫소스의 원료로 들어가는 품종은 미국에서 잘 개발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런만큼 오랫동안 김치 담가먹고, 고추장 담가먹어온 한국사람의 입맛에는 한국산 고추가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지요. 

아, 생각하는게 아니라 저는 경험도 있습니다. 아주 까마득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래 사진을 보아주세요.  



사진 설명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고궁입장권이나 극장표를 사기위해 줄서있는 모습이 아니다. 농협의 비축고추를 시중값보다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이른 아침부터 줄서있는 주부들의 행렬 바로 그것이다" 1978년 5월 22일 매경기사입니다. 

그러니까 때는 1978년, 밥과술이 유치원을 다니던 해 였습니다(속지마세요. 완전 뻥입니다...먼 산). 극심한 가뭄으로 고추가 흉작이라 전국적으로 고추파동이 났습니다. 5월달부터 치솟는 고추값은 하늘무서운줄 모르고 오르는데 김장철이 다가오며 이 파동은 극에 달하지요. 당시 한국인의 매끼니가 김치에 의존하는 정도는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습니다. 5인가족이 김장을 100포기 막 이렇게 담글 때니까요. 광에 쌀가마나 들여놓고, 김장독 여유있게 묻어놓고, 연탄 넉넉히 쌓아놓으면 겨울나는게 걱정이 없는 살림인데, 그렇지 못한 가정이 더 많았을 겁니다. 75년 서울에 '강남구'가 새로 생기고, 압구정 현대, 한양 아파트가 들어선지 일이년이 지난 시기였지요.    

아무튼 고추부족 사태가 심각해져서 김치를 금보다 귀하다고 '금치'라고 부르기도 하고, 식당에서는 공짜로 주던 김치를 돈받고 내기도 하고 또 그런게 야박한 인심으로 비쳐져서이곳저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그 당시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좀 사는 집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국산 고추가루를 사서 김치를 담가먹고, 식당에서는 싼 수입산 고추로 김치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 수입했다는 태국고추 인도고추는 맵기만 하고 김치를 담그면 전혀 제맛이 안난다는 것 이었습니다. 저도 그 맛이 기억납니다. 수입산 고추로 담근 김치 깍두기는 입에 넣으면 아리고 쓴 맛이 돌기만 하고 기대했던 김치맛과는 전혀 달라 다시는 젓가락이 가지 않았었지요. 아무래도 외국산 고추는 한국인의 김치 고추장에는 안어울렸다는게 당시의 중론이었습니다.  

이것도 오래전 이야긴데 비슷한 예로 제가 일본에 있을 때 쌀파동이 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정부가 부랴부랴 태국쌀을 수입한 적이 있었는데 자포니카종에 익숙한 일본사람들이 인디카종인 태국쌀을 너무나 안먹어서 골치를 앓았습니다. 그 때 신난건 동남아에서 온 유학생들이었습니다. 이 맛있는 쌀을 찐덕찐덕한 일본쌀의 몇분의 일 값으로 사먹을 수 있어서 너무 조하요, 였습니다. 

저는 홍콩요리 가운데 섹반(石斑), 또는 가루파라고 불리는 생선찜을 너무 좋아하는데 흰밥위에 생선살과 함께 간장소스를 끼얹어 먹으면 정말 맛이 좋습니다. 단, 이 때의 흰 밥은 향기로운 남방쪽의 쌀로 지은 거라야 제 맛이 납니다. 같은 이치로 한국에서 인도요리하는 이나 태국요리하는 이들이 커리나 그네들의 고유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는 고추가루가 한국산이라도 본바닥의 그것과 같은 맛이 나는지 궁금합니다.    

얘기는 다시 과거로 돌아갑니다. 그때는 그토록 중요한 김치를 담그는데 필수적인 고추가 부족하게 되면 먹을 곡식이 부족한 것과 같은 수준의, 거의 민란수준의 사회적 동요가 일어날게 뻔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기사도 있네요. 농수산부 직원들은 장차관과 함께 매일 심야근무를 하고있다는 내용입니다. 관련 공무원들이 우리도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노라 출입기자에게 하소연을 했을 것이고, 기자가 보기에도 딱한 구석이 있어 써준 기사인 것 같습니다.
       

보는 김에 좀더 봅니다. 9월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런 어지러운 속에 꼭 나타나는게 모리배지요. 시경, 국세청이 나서서 폭리를 취하려는 매점 상인들을 찾아내기 시작합니다. 



하다하다 안되니까 고추를 덜먹자고 계몽하는 기사까지 등장합니다. "고추는 꼭 많이 먹어야하나", "얼큰한 맛도 좋지만 지나친 자극은 금물", "위에 부담크다, 예전에는 많이 안써", "담백한 한식맛 점차 변질", 캡사이신 범벅이 된 요즈음에 딱 들어맞을만한 내용들입니다. " 맵지않고 맛있는 김치도 수두룩"이라는 문구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고추소비를 억제해서 난국을 타개하려는 의도가 보여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연간 11만톤 소비로 세계 최고라고 합니다. 
 


참고로 그 해 우리나라 고추수요는 11만톤이었는데 생산이 7만톤남짓이라 4만톤을 수입하여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울의 경우 김장철을 앞두고 수입고추를 160만가구에 7.5근씩 골고루 돌리려고 하는데, 구입권인쇄 위조방지 포장 전달방식 등으로 골머리를 앓습니다. 나중에 나온 기사를 보니까 반상회를 통해서 나름 효과적으로 분배가 되었다고 하네요. 



파동을 넘기고 나서는 당국이 워낙 혼이 났는지, 11월달 동아일보 사설에 남미로 이민을 간 교포들과 농작물 계약재배를 하여 원활한 수급으로 파동이 나지않게 하자는 제언도 나옵니다. 



그리고 다음해 4월 담당부처인 농어촌개발공사의 고위급이 포함된 담당공무원 5명이 수뢰혐의로, 이들과 결탁하여 폭리를 취한 업자 3명이 구속이 됩니다. 이들이 취한 부당이득이 당시 금액으로 수십억씩이라고 하니, 지금으로 치면 수백억이 될 듯 합니다. 




이렇게 떠들썩했던 파동은 지나갑니다. 여기서 기억해 두시죠. 당시 우리나라 고추수요가 연간 11만톤이었다는 숫자말입니다. 아래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작년의 생산량이 11만7천톤입니다. 2011년 7만7천톤을 제외하면 매년 비슷합니다. 2011년에 4만톤 가까이 부족했는데 요새는 파동이 나지않는 것이 1978년과는 달리 예측, 수입, 유통등 대응체계가 잘세워져 있기 때문아닐까 짐작합니다. 그러니까 35년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아도 국내생산량은 늘 비슷하군요. 인구가 그 때보다 천만명이상 늘었으니 일인당 고추소비가 그만큼 줄은 건지 아니면 고추장원료, 김치 같은 식품형태나 고추가루 그대로 수입을 더 하는지는 저도 안찾아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유엔산하 FAO의 통계를 따온겁니다. 세계의 고추생산량입니다. 09년것인데 우리나라를 봐도 그렇고 지금하고 크게 변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우선 단연코 고추생산량에서 1위를 차지하는 나라는 127만톤을 생산하는 인도입니다. 그 뒤를 중국이 25만톤으로 2위에 기록됩니다. 그리고 페루 타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이디오피아 등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는 숫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멕시코가 뜻밖에 6만톤 밖에 되지않네요. 

그런데 인도는 생산량은 열배인데 인구는 우리나라의 스무배가 넘습니다. 수출도 많이 한다는데 그걸 감안하지 않아도 우리나라보다 일인당 소비량은 절반정도 입니다. 중국은 인구가 스물여섯배 이상인데 생산량은 두배 남짓이니 일인당 소비량은 한국의 십삼분의 일이 안됩니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타이 이디오피아 다 인구가 우리보다 훨씬 많은 나라들입니다. 그렇다면 78년 기사에 나온 고추를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로 많이 먹는다는 내용은 사실인 것 같네요. 아~아~ 대한민국, 아~ 아~ 우리조국~ 고추먹고 맴맴 입니다.

오늘은 늘어놓다보니 고추파동 얘기하다가 여기까지 늘어졌네요. 고추이야기 다음번으로 이어집니다. 즐거운 한가위 명절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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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기름, 베이징의 하늘, 그리고 바더마인호프... 중국이야기


베이징의 하늘은 잔뜩 흐렸습니다. 오늘 아침 이른 편을 타고 다른 곳으로 가는 동료가 있어서 공항에 함께 나오다보니 일찌감치 수속을 마치고 시간이 많이 남아있네요. 지금 라운지에서 이 포스팅을 쓰고 있습니다. 영어로 바더마인호프 현상(Baader-Meinhof Phenomenon)이라는 용어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새로운 단어나 팩트를 알게되고 나면, 그 때부터 얼마 지나지않아 계속 반복해서 그것이 눈에 띄거나 들어오는 현상을 이른다고 하지요. 일종의 인지바이어스(cognitive bias)라고도 한다는데 이런건 저도 잘모릅니다. 그냥 넘어가지요.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라드, 그러니까 돼지기름 때문입니다. 이글루스 블로그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서로 알고 쓴 거니까 그렇다고 치고 갑자기 엉뚱한데서 자꾸 돼지기름 이야기가 나오는게 신기했습니다. 라드 포스팅을 한 다음날 대만에 계신 은사님으로부터 이멜을 받았습니다. 돼지기름이 건강에 좋으니 많이 먹으라는 말씀이셨습니다. 돼지기름의 좋은 점에 대해서 설명한 긴 글도 첨부해 주셨는데, 나쁜 콜레스트롤을 줄여주고 혈압을 낮춰서 심혈관질환이나 고혈압에 좋다는 것을 위시해서 여러가지 장점이 열거되어 있었습니다. 

거기 있는 내용이 맞는다면, 돼지야 미안하다 그동안 오해가 많았다 감정을 풀고 이제 사이좋게 지내자, 이렇게 어디엔가 반드시 사과를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 맞는 말인지 검증할 방법이 없으니 여기에 퍼다가 옮기는 것은 생략하기로 합니다. 

그저 라드가 맛이 좋아서 먹었던 것인데 그렇게 몸에 나쁜게 아니라면 저로서야 더할 나위없이 기쁘지요. 물론 막연하게나마 마음한구석에 이게 몸에 좋은 면도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최소한 싸구려 식물성기름과 비교해서 플러스마이너스 쎔쎔은 가겠지하는 확신은 있었지요. 언젠가 사회적으로 믿음을 주는 위치에 계신 분이 라드의 효능을 속시원히 밝혀주시길 바라며 여기서 아마추어는 그냥 넘어갑니다.

그런데 이틀지나서 서울에서 오랫만에 동창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학교다닐 때부터 참 술을 좋아하던 친구인데 교직에 몸담고 있는 지금도 만나면 예전처럼 술을 마십니다. 술이 많이 약해진 동창들에겐 부러운 체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친구: 여보세요? 어디야? 외국이야?
밥: 응, 중국. 다른데 있다가 지금은 북경에 와있지.
친: 그렇구나. 언제 들어와? 가을에 하는 세미나가 있어서 상의하려고 전화했는데 로밍이면 들어와서 얘기하자.
밥: 어
친: 잘 지내니? 북경 공기 되게 나쁘잖아. 괜찮아?
밥: 며칠전 비가 한번 오고나서 아주 맑아졌는데, 계속 야금야금 나빠지고 있어. 북경의 평소보다는 아직 좋은 것 같애.
친: ㅎㅎㅎ 돼지고기 많이 먹어라. 먼지 공해 이런거 씻어내는데 아주 좋단다.
밥: 진짜 그럴까?
친: 돼지비계가 몸안의 중금속 이런걸 배출하는데 좋다고 하잖아. 옛날에 인쇄공들이 납중독 씻어낸다고 매일 돼지고기 먹었잖아. 먼지많이 먹는 직업가진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밥: 음, 없던 시절에 돼지고기 먹으려는 핑계 아니었을까? ㅎㅎ
친: 아니, 너 돼지고기도 잘먹는데 이왕이면 그거 먹어서 손해볼 거 없잖아. 옛사람 말에 뭔가 이유가 있었을거야.

그리고 다음날 우연히 중국의 회족(回族)출신 친구와 점심을 먹는데 오리고기를 시킨 그가 말했습니다. "돼지기름하고 오리기름은 몸에 좋아. 소기름은 몸안에 굳어서 덜 좋단다. 난 돼지를 안먹지만, 먹는 사람들은 기왕에 먹을거면 소보다는 돼지를 먹는게 좋지"

그 때 왜 이렇게 갑자기 돼지비계, 돼지기름 이야기가 연이어 나오는 걸까 신기했습니다. 아 이런걸 바더마인호프현상이라고 하는건가 보구나. 그래 이걸 잊지말고 기록해 놔야지... 그러다가 오늘 마침 공항에 일찍 나왔겠다 시간도 있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것 이지요. 맨위의 사진은 제가 집에서 해먹었던 돼지불고기 사진입니다. 요새 먹은 것은 아니지만 올림픽 선수단 입장하듯 중국요리앞에 한국요리 사진을 올리고 싶어 아래 사진들 찾으면서 스마트폰에서 찾아본 것 입니다.  

아래는 돼지비계를 잘 조리한 중국요리입니다. 말대로라면 이게 그렇게 몸에 좋다는 것 아닙니까? 동파육 이런게 다... 말이죠.


아래는 딤섬집에 가면 흔히 먹을 수 있는 돼지갈비입니다. 새삼 고기보다는 투명한 기름부분이 고소하고 훨씬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 팔랑귀...


아래는 그냥 중국식으로 조리한 돼지갈비 입니다.


여기까지가 먹는 이야기였고, 아래는 기록을 위해서 올리는 사진입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찍다보니 재미있는 자료가 된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맨처음에 그러니까 8월 23일 오전에 베이징의 호텔에 체크인해서 창밖을 찍었습니다. 그게 아래 사진입니다. 찍으면서 음, 역시 공기가 안좋구나. 뿌얘... 그러고 별생각 없이 찍었지요. 원경이 희미합니다.

8월 24일 오전. 전날 23일 저녁부터 빗방울이 듣더니 밤에 제법 비가 왔습니다. 다음날 아침 오전 아직 하늘에 구름은 끼어있지만 공기가 씻겨져서 말끔합니다. 멀리까지 뚜렷이 잘 보입니다.


8월 25일 오전 정말 베이징 답지 않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처럼 쾌청한 월요일 날씨는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죠.
8월 26일 오전. 아직 하늘은 파란 색깔입니다만 도심부 밑쪽으로 뿌옇게 먼지같은게 끼기 시작하는게 보입니다.

8월 27일 오전. 대기 전체가 많이 뿌얘졌습니다. 밝기 이런걸 자동조절을 하는 스마트폰이라서 그런지 사진전체가 연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8월 28일 오전. 해가 떠있었던 것 같은데 흐린 날 같이 보입니다. 시야도 많이 트이지 못했습니다.


8월 29일 오전. 이제 거의 베이징에 왔을 때로 돌아간 것 같더군요. 오후에 다니다보니 목이 아파왔고 하늘에 뜬 태양은 구름이 없는데도 빨간모습을 그냥 육안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공기가 나쁜 날 베이징에서는 해를 달처럼 쳐다볼 수가 있습니다. 아주 안좋은 날은 그마저도 안보이고요.


매일 아침 호텔에서 조찬미팅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방에 올라와 나가기 전에 이멜 체크를  할 때 사진을 찍다보니 매일 일주일동안 같은 자리에서 비슷한 시각에 찍게 된 사진들 입니다. 하루빨리 중국의 공기가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사람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큽니다. 참고로 오늘은 일찍 나오느라 사진을 못찍었는데 앱으로 찾아보니 베이징의 공기는 어제보다 많이 더 안좋아졌더군요.

공기가 좋아지는 그날까지 베이징에 사시는 유학생, 주재원, 그 가족들 모두 돼지고기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드실거면 기왕에 몸에 좋다는 거 드셔서 손해볼 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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