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의 추억; 어느 봄날 일요일 혼자 집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일요일 오전: 느즈막히 일어나 창문을 열었더니 봄의 내음이 담뿍 실린 실바람이 얌전히 들어와 거실 곳곳에 연두색을 부어놓는 것 같습니다. 눈에는 보이지않지만 분명히 방안 가득히 연두빛깔의 에테르가 차있는 걸 피부가 느낍니다. 잠수부가 물속을 유영하듯 천천히 몸을 움직여 커피를 내린 뒤 머그를 들고 소파에 앉아 한참이나 창밖을 바라봅니다. 매일보는 풍경인데 오늘따라 눈에 들어오는 풀한포기 나무한그루 모두가 새삼스럽습니다.

먹을 걸 싸가지고 밖에 나가고 싶습니다. 아, 피크닉을 가고 싶구나. 그러다가 문득 피크닉이라는 단어에 합당한 우리말이 뭘까 생각해봅니다. 

소풍이라는 단어는 학교에서 해마다 두번 있는 행사라는 의미와 거기에 담긴 기억이 너무 구체적이라 성인이 되어서는 실행이 불가능한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야유회는 여럿이 모여 떠들고 술판도 벌어지고 하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꽃놀이는 만개한 꽃이 주역이라 얌전하게 먹을 걸 싸가지고 나가서 좋은 날씨를 즐기는 것보다는 와글와글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화전놀이라는 단어에 미치면 책에서나 본 고어같아서 현실을 담아내기엔 적합하지 않은 듯 합니다.

막상 갈데도 없고 함께 갈 사람도 없는 것 같은 건, 그냥 일요일 한나절을 집에서 딩굴며 보내겠다는 게으른 속셈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마치 피크닉에 딱 떨어지는 우리말을 찾지못해 발이 묶여야 하는양 스스로를 잠시 탓하고 또 이내 달래줍니다.

일요일 정오: 아점으로 무얼 해먹을까 궁리하다가 TV를 켜봅니다. 류현진이 기분좋게 이긴 여세를 몰아서인지 그레인키가 잘 던져서 다저스가 오늘도 이길 것 같습니다. 배가 고파지면서 상상의 날개는 점점 크게 펼쳐져 멀리멀리 날아갑니다. 다저스 스타디움의 명물 핫독 다저독과 치즈나쵸를 먹으며 류현진이 던지는, 그리고 반드시 이기는 게임을 보고 싶습니다. 맨하탄 팔십몇가에 있는 구르메 샵에서 맛있는 치즈와 적당한 와인을 샌드위치와 함께 챙겨서 센트럴파크 잔디위에 눕고 싶습니다.

일요일 오후: 12시 반까지는 정오라고 쳐주고, 한 시를 넘어서면 이젠 제대로 오후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함께 케이팝스타 결승전을 보러간 쥬스가 전화를 걸어와 만나기로한 장소에 잘도착했다고 알려줍니다. 시작하기전에 간단히 편의점에서 김밥이나 사먹겠다고 합니다. 

여기서 갑자기 머리속을 맴돌며 그러나 막상 구체적으로 떠오르지는 않아서 마음을 답답하게 하던 그 무언가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김밥이었습니다! 원래는 김밥을 정성스레 싸가지고 밖으로 나가면 어디를 가던 최고의 소풍이 되고, 꽃놀이가 되고, 야유회가 되고 피크닉이 됩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김밥이 이제는 너무 흔해지고 성의가 없는 음식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전국 방방곡곡 동네마다 김밥체인점이 들어서서 이삼천원만 주면 그자리에서 능숙하게 삼십초도 안걸리는 시간에 이것저것 넣은 김밥을 말아줍니다. 뭐가 들어갔는지 좀 수상한 눈길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천원짜리 김밥도 곳곳에 있습니다. 그러나 알미늄포일을 벗겨보면 옛날에 먹었던 맛있는 김밥과 모양은 같습니다. 편의점에 들어가면 일년 삼백육십오일, 스물네시간 떨어지지 않고 놓여있는게 김밥입니다. 

옛날엔 귀했던, 그래서 더욱 맛있었던 김밥이 이제는 너무나 흔하게 넘쳐난다는 현실에 밥과술은 서럽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살면서 기억속에 쌓여온 소중한 추억들이 얼추 비슷한 현실로 덧칠이 되는게 안타깝기 때문이지요. 티내지않고 조용히 망각속으로 들어가버리는 기억보다 흐릿해지고 뿌옇게 색이 바래지며 옆에 계속 남아서 서러운 추억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오늘은 김밥이 거기에 들어갑니다.

옛날 어머니들은 소풍때면 참 정성스레 김밥을 싸주셨습니다. 당시엔 누구네 집이나 그랬지만, 형제자매 가운데 누군가가 소풍을 가는 날이면 다른 형제들의 도시락도 덩달아 김밥이었습니다. 그래서 봄 가을 두철에는 김밥을 싸가는 횟수가 그집 자식수만큼 많았지요.

우리집은 제가 국민학교시절 소고기를 다져서 고소하게 볶은 것, 다꽝이라 불리던 단무지, 그리고 예쁜 색깔로 기름에 볶아놓은 홍당무, 계란으로 지단을 부친 것을 위주로 김밥을 싸서 먹었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 시금치볶은 것이 들어가서 노랑, 초록, 주황, 갈색이 잘 어울어져 썰어놓은 단면이 참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고등학교때는 우엉조림이 들어가서 달콤쌉쌀하게 씹히는 맛이 즐거웠지요.

김밥을 만드실 때면 양옆의 꽁다리를 집어먹는 재미에 늘 옆에 붙어있던 어린 제게 어머니는 맛있는 김밥의 비결을 혼잣말 하시듯 조용조용 말씀해 주셨습니다. 말기 힘들다고 생김을 쓰면 비리니까 김은 꼭 구워야한다. 그런데 너무 구우면 터지기 쉬우니까 적당히 굽는게 중요하다. 참기름을 너무 바르면 김의 향이 죽는다. 다꽝은 물기가 너무 많으면 질척해지기 쉽다. 그런데 너무 꼬들꼬들한 걸 쓰면 다른 재료와 균형이 안맞는다. 홍당무는 기름을 토해내니까 살짝만 두르고 볶아도 충분하다. 저는 우리집 김밥이 다른 집 그것보다 훨씬 맛있다고 자신하며 늘 어머니의 솜씨를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대학에 들어간 후 언젠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여동생의 소풍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침수업이 없어 느즈막히 일어나보니 식탁위에 썰어놓은 김밥이 수북히 쌓여있었습니다. 세수도 안한채 몇개 입에 주워넣으며 어머니께 말했습니다. 

와, 맛있다. 엄마, 우리 어렸을 때는 김밥에 시금치 안넣었잖아요. 그러다가 넣고, 나중에 우엉도 넣고 점점 맛있어지는 것 같애요.

어머니는 물끄러미 저를 보시다가 지나가는 말처럼 툭 던지셨습니다.

우리 김밥은 변한거 하나두 없어. 네가 어렸을 때 시금치 싫어해서 네 것만 뺀거구, 우엉도 네가 커서 먹기시작해서 그 때부터 넣은거야. 네 동생거는 소고기대신 소세지로 싸잖아.

일요일 늦은 오후: 냉장고에 남아있는 식재료를 이것저것 긁어모아 한 끼를 때웠습니다. 최근에 배고플 때 간단하게 때우려고 시켜먹고 사먹던 김밥의 커튼을 활짝 제치고, 옛날에 먹었던 맛있는 김밥을 생생하게 머리속으로 즐겼던 하루였습니다. 언젠가 식구들이 다모이면 정성들여 김밥을 만들어 먹어야 겠다고 마음먹은 봄날의 어느 일요일이었습니다. 맛있는 김밥 사진이 없어서 탁자에 놓여있던 A4용지 귀퉁이에 색연필로 잠시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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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이야기(9): 홍콩의 대표음식, 완탄면 살아가는 이야기


사람들은 누구나 오랫동안 자기가 살던 곳에서 떨어져 있게되면 평소에 늘 먹던 음식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아서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인 이야기이지만, 저는 젊어서 먹었던 음식 특히 어려서 먹었던 음식의 성분과 정보는 몸을 이루는 숱한 세포 구석구석에 DNA든 뭐든 어떤 형태론가 새겨지고 갈무리 되어 오래오래 간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걸 우리는 그냥 맛의 기억이나 맛의 추억이라고 여기는 거구요.  

한참 자기나라를 떠났다가 돌아오면 곧 찾게되는 음식은 당연히 나라마다 다른데 주로 늘 먹는 소박한 음식이라는건 공통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맛있는 김치찌개, 설렁탕, 짜장면, 된장찌개 등을 찾습니다. 일본사람들은 소바, 우동, 카츠동, 카레, 미소시루 등을 찾지요. 미국사람들은 늘 가던 가게의 햄버거, 핫독, 피자, 애플파이 등을 찾는 것 같습니다. 

중국말에 生在蘇州, 食在廣州, 着在杭州, 死在汀州 라는 말이 있습니다. 살기는 경치좋은 쑤저우가 좋고, 먹기에는 광저우가 좋고, 옷은 항저우가 좋고, 죽기에는 관짜기에 좋은 재목이 많은 팅저우가 좋다, 이런 뜻입니다. 구전되어 내려오는 말이라 소주, 정주, 항주 등 지방이름이 다른 곳으로 바뀐 여러 버전이 있는데 먹기에는 광저우가 좋다는 말에 해당하는 '식재광주(食在廣州)'는 어떤 버전에서도 빠지지 않고 꼭 들어갑니다. 

중국에서 광동지방이 해산물도 풍부하고 강우량이 많아 농사짓기에도 좋아 가장 풍요한 식생활을 누려온 지방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저도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중국음식 가운데 광동음식이 제일 뛰어나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여러가지를 맛보기 위해 소량의 음식(딤섬:点心)을 차와 함께 먹고 마시는 습관인 '얌차(飮茶)'도 광동지방 고유의 풍습이고 광저우는 광동의 수도입니다. 그런데 거기보다 더 발달한 곳이 바로 '아시아의 진주'로 불리며 번영을 구가해온 홍콩입니다.

이 입맛 까다로운 홍콩사람들이 홍콩을 떠났다가 돌아오면 가장 많이 찾는 음식중에 하나가 바로 오늘 포스팅의 주제 '완탄면'입니다. 밥과술이 잘아는 홍콩사람가운데 아주아주 돈이 많은 부자가 있습니다. 돈을 버느라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이 양반은 늘 홍콩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찾는게 완탄면 한그릇하고 까이랑 한접시라고 합니다. 

광동음식은 워낙 세계로 많이 퍼져서, 베이징 상하이는 물론이요 뉴욕 로스앤젤리스 런던 파리 어디든 차이나타운이 있는 곳이면 그럴듯한 광동음식을 먹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전에 소개한 그의 말에 따르면 홍콩을 벗어난 음식은 뭐가 달라도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홍콩 센트럴의, 코스웨이베이의, 완차이의 완탄면과 삶아낸 까이랑은 홍콩 아니면 어디서도 먹을 수 없는 특별한 맛이 있다고 하네요. 

위의 사진이 완탄면이고 아래 사진이 바로 광동야채 까이란입니다. 한자로 芥藍이라고 쓴걸 광동어로 읽어서 까이란이라고 하는 거지요. 영어로는 Chinese kale 또는 Chinese broccoli 라고 합니다. 외국사람 누군가가 '브로콜리같은 식감에 아스파라거스같은 맛의 야채'라고 설명한 걸 본 적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참 그럴듯한 설명이라고 납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위의 사진과 아래 사진은 다른 식당에서 약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찍은 사진입니다. 거의 비슷합니다. 그만큼 정확한 레시피가 확립되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완탄면은 대륙에서는 훈툰미앤(馄饨面)이라고 읽고 씁니다. 홍콩에서는 雲呑麵이라 쓰고 완탄민(북경어로는 '윈툰미앤')이라 읽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완탄의 생명은 신선한 새우의 맛과 탱글탱글한 식감에 있습니다. 맛의 시너지를 내기위해 돼지고기를 아주 약간 섞는 집도 있고 그냥 새우로만 만드는 집도 있습니다. 그리고 국물은 다이데이위(大地魚)라고 부르는 말린 가자미 종류로 낸다고 하는데 이게 제대로 맛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외국이나 다른 지방에서는 육고기로 국물을 내기도 하고 그냥 기성 부이용이나 다시를 풀어 간단히 만들어 내는 곳도 많지요. 

그리고 아래 사진을 보세요. 이게 모든 거의 완탄면 집에서 테이블에 내놓는  완탄면의 모습입니다. 완탄이 바닥에 깔려서 보이지를 않습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보기좋으라고 완탄을 꺼내놓고 찍은 사진입니다. 그건 바로 아주 가늘게 뽑은 면발의 에그누들(색깔이 노래서 에그누들이지 계란은 안들어간 중화면입니다)이 너무 익지말라고 완탄을 먼저 담고 국수를 마지막에 넣기 때문입니다. 완탄면의 면은 어느 집이나 거의 30초이내로 삶습니다. 그리고 다른 야채를 넣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살짝 넣은 노란부추가 매력이지요.    



오늘은 앞으로 홍콩을 가실 분들을 위해서 밥과술의 완탄면 투어가이드 포스팅입니다. 우선 홍콩 침사추이에서 홍콩섬의 야경을 바라보기 좋은 곳을 소개합니다.


1. 스타페리 침사추이쪽 승선장 옆에서 플라네타리움까지의 사이에서 바라다 봅니다. 장점: 공짜, 단점: 스스로가 없어보입니다.

2. 인터콘티넨탈 호텔 앞 프롬나드 에서 바라다봅니다. 장점: 공짜, 이소룡 동상도 있음, 단점: 스스로가 없어 보입니다.

3. 인터콘티넨탈 호텔이나 페닌슐라 호텔에 하버뷰룸으로 체크인하고 방에서 바라봄. 장점: 스스로가 있어보임, 단점: 일박 50만원이상, 코피터짐.


그래서 추천합니다. 침사추이 셰라톤 호텔 17층에 있는 라운지로 갑니다. 오후 다섯시 이전에 가면 애프터눈티도 할 수 있고, 이후에 가면 맥주한잔만 시켜먹어도 되는데 땅콩, 아몬드 등 견과류가 서비스입니다. 해질 무렵에가서 맥주 두병정도 마시면 일인당 2만원 정도로 스카이라운지에 앉아서 우아하게 홍콩의 낮과 밤 풍경을 다 즐길 수 있습니다.


아래가 얼마전 밥과술이 홍콩에 동료들과 함께 가서 창가에 앉아 찍은 사진입니다. 자리잡고 바로 찍은 사진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이정도 나와서 흐뭇해 하고 있습니다~^^




맥주 시키고 서비스 견과류만 먹기엔 다들 조금 출출해 하길래 안주로 딤섬 두개를 시켰습니다. 홍콩가면 맥주는 역시 상렉(生力, 샌미겔)이죠. 


한참이나 수다를 떨고나니 해가 저물고 아래와 같이 홍콩섬의 야경이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앉은 자리에서 스맛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두시간전의 풍경과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네, 사진 잘찍혔다는 자랑입니다. 평소 워낙 사진에 자신이 없어서...ㅎㅎ


그리고 홍콩섬으로 건너가던 구룡쪽에 남아있던 맛있는 완탄면 집에가서 완탄면과 야채, 또는 다른 사이드를 시켜 먹습니다. 일인당 만원에서 만오천원이면 넉넉합니다. 지난번 '깐차우아우허(乾炒牛河)'로 소개한 집들이 다 완탄면 전문점들입니다.  
 
何洪記粥麺專家 Ho Hung Kee(1946) Congee & Noodle Wantan Shop

1204-1205 Hysan Place, 500 Hennessy Road, Causeway Bay, Hong Kong
Phone: 2577 6028  Opening Hours: 11:00 – 00:00

 http://travelling-foodies.com/2013/09/26/ho-hung-kee-hong-kong/

영어로 Mak's Noodle 이라고 불리는 麥奀記, 강추입니다. 정확하게는 麥奀雲吞麵世家인데 센트럴에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http://en.wikipedia.org/wiki/Mak%27s_Noodle 에 나옵니다. 참고로 이집 분점이 빅토리아 피크 몰안에 있다네요. 시간이 없으신 분은 거기 가신김에 맛을 보셔도 좋겠습니다만, 가능하면 본점이지요. 


침사초이의 Jordan에 있는 'Mak Man Kee Noodle House (麥文記麵家)'도 아주 유명합니다. 위에 나온 집하고 같은 맥씨 집안입니다. 그러니까 일가친척이 이름을 달리하여 하는 겁니다. 아래 링크에 들어가면 자세한 정보가 있습니다.  http://www.openrice.com/english/restaurant/sr2.htm?shopid=6016


센트럴에 있는 침짜이게이(沾仔記)도 유명하구요.   http://www.openrice.com/english/restaurant/sr2.htm?shopid=3823 링크로 들어가면 나옵니다. 

이외에도 永華麵家, 忠記, 池記 등이 보이면 거리 지나가다가 보이면 안심하고 들어가셔서 드시면 됩니다. 글자 복사해서 구글해보면 자세한 소개를 영문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홍콩가실 기회가 있으면 홍콩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있는 본바닥의 완탄면을 꼭 드셔보시길 권하면서 오늘은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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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을 맛있게 먹는 법 살아가는 이야기


오늘 포스팅은 제목에서부터 특정상품 이름이 나옵니다.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런천미트'라고해도 딱 떨어지지가 않고, '돼지고기 통조림 가공육'이렇게 신조어를 만들어 보니 더욱 이상하고 그래서 있는대로 쓰기로 하였습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지요.

출장에서 돌아왔습니다. 나가있는 동안 이곳 저곳 초청을 받아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간이 난 몇끼는 동료들을 데리고 늘 다니던 곳을 가서 맛있는 것을 사주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흐뭇해 하였습니다. 사진은 염장이라 생략합니다. 이렇게 끼마다 맛있는 식사를 한 댓가는 곧바로 배둘레햄으로 옵니다. 

인천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살구꽃이 핀 풍경이 차창밖으로 지나갑니다. 아 얼마있으면 벚꽃도 만개하겠구나 싶다가 자동적으로 꽃구경, 시원한 맥주, 치킨...을 연상해내는 자신이 부끄러워 집니다. 반성하는 의미에서 그동안 늘어난 체중을 되돌리려면 며칠을 굶어야 하나 계산을 해봅니다. 그러다가 그동안 미루어 왔던 본격적인 치과치료가 남아있는 걸 기억해 냅니다. 그리고는 이내 그래 먹고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단다, 치과다니기 전까지는 챙겨먹어야지 이렇게 생각하고는 금세 오늘 저녁은 무얼 먹을까 즐거운 상상에 빠지는 밥과술이었습니다.

갑자기 소박한 한식이 먹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전기밥솥에 쌀을 씻어 안치고 짐을 대충 풀어 정리합니다. 그리고 집앞 가까운 동네수퍼에가서 두부한모와 콩나물을 사옵니다. 밥은 원래 자르르 윤기가 흐르는 흰밥을 먹고싶지만 금년부터 집밥이라도 잡곡을 먹자고 다짐한 터라 백미반 현미잡곡반을 섞은 뒤 서리태를 넉넉히 두어 짓습니다. 서리태를 밥에 넣으려면 미리 불려야만 되는 줄 알았는데 그냥해도 잘무르고 맛도 좋아 요새는 그냥 넣고 밥을 합니다. 위의 사진이 갓 지은 밥입니다.

순두부가 있으면 순두부찌개를 하려고 했는데 없어서 그냥 두부찌개를 하기로 합니다. 멸치국물, 다시마국물 등 시간내어 만들어야 하는 기본 맛은 멸치가루, 액젓, 농축쯔유 이런걸 적당히 조제해서 쓰기로하고 고추가루, 마늘 다진것, 참기름 약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 끓입니다. 다진마늘 대파 썰은 것은 다 냉동실에 넣어둔 걸 해동해서 씁니다. 찌개거리로 조금씩 포장해 얼려놓은 소고기도 한번 끓여 거품을 거둬낸 뒤 넣습니다. 양파도 반개 썰어넣습니다. 아래가 완성된 모습입니다. 
 


요즈음에는 '씻은 콩나물'이라는게 있어 참 편합니다. 풀무원인지 청정원인지 눈에 익은 브랜드가 인쇄된 비닐 봉다리에 들어있는데 다듬는게 귀찮아 안해먹는 사람들에겐 반가운 상품입니다. 콩나물은 왜 비닐포장, 비닐팩이 아니라 비닐봉다리라고 해야 그럴듯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느끼는 필자에게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콩나물에 대한 애정은 대단한데 말이죠. 암튼 아래가 삼사분 삶아서 찬물에 씻어 물기뺀 뒤 양념해서 팍팍 무친 콩나룸무침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김치냉장고 덕에 3월말에도 싱싱한 맛을 그대로 간직한 지난 가을에 담근 포기김치입니다. 



그리고 아래가 입맛 돋구는데는 그만인 청양고추 세개를 길게 썰어놓은 것과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스팸 부친겁니다. 네, 한국사람과는 각별한 관계를 맺은 스팸입니다. 미국에서는 홀대받는데 한국에서는 귀한 존재로 모셔지는 스팸은 참으로 묘한 음식입니다.



얘기가 잠시 다른데로 샙니다. 옛날 제가 미국에서 지내던 젊은 시절, 가난한 미국학생들은 인스턴트 라면을 박스로 사다놓고 먹었습니다. 그 때 제일 많이 팔리던게 '삿뽀로 이치방'이란 브랜드였는데 참 맛이 밍밍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깝게 지내던 롤랜드라는 친구가 아시아 여러나라를 여행한 경험이 있었는데, 인스턴트 라면이 일본에서 발명된 거라고 이야기하자 그 친구가 명언을 했습니다. '김치가 없는 민족이 인스턴트라면을 발명한 건 통조림따개가 없이 통조림을 발명한 거나 마찬가지야'라고요. 그렇습니다. 기회만 주면 미국아이들도 라면과 김치의 완벽한 궁합을 어렵지않게 알아차리곤 했습니다. 그당시만해도 캘리포니아도 큰도시 아니면 한국수퍼가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한 30분 차로 가면 '히노데(日の出)'라고 쓰고(그리고) '선라이즈'라고 읽는 조그만 아시아계 마켓이 있었는데 거기서 커다란 유리병에 담근 배추김치를 팔았습니다. 그걸 사다놓으면 학교에서 가깝게 살던 저희 집에 오다가다 들리는 미국친구들이 김치먹는 맛에 라면을 끓여달라 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곁가지로 벗어난 이야기를 본줄기로 되돌립니다. 스팸이야기입니다. 저는 밥을 먹지않는 미국사람들이 스팸을 발명한 걸 김치가 없는 사람들이 라면을 만들어낸 것과 같은 맥락에서 봅니다. 아무리 이거저거 생각해 봐도 짜디짠 스팸을, 소금을 넣어야 만들어지는 빵하고 먹어봐야 쌀밥하고 먹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지요. 

따뜻한 밥과 함께 먹으면 스팸의 대단히 짠 맛이 '짭잘'하거나, '짭쪼름'한 맛으로 변하여 고소한 돼지고기의 풍미와 잘 어울립니다. 하와이에 가면 흰 쌀밥위에 스팸을 얹어파는 '스팸 무스비'가 크게 유행하는 것도 밥+스팸 상품의 좋은 예입니다. 미국에서는 '가난한 사람의 음식'이라는 이미지의 스팸, 미군주둔의 역사와 함께 보급되어서 영국, 필리핀, 괌, 사이판, 한국에서 미국보다 더 인기있는 스팸을 얼마전 구정을 앞두고 뉴욕타임즈에서 서울발 기사로 다루었습니다. 

미국의 싸구려 스팸이 한국같이 잘사는 선진국에서 귀한 사람에게 보내는 새해선물로 유행인게 신기하다 뭐 그런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이후 한국인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미군부대 PX와 부대찌개, 향수 이런걸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대로 재미있는 기사인데, 한가지 사실이 빠진게 좀 아쉬웠습니다. 한국사람들이 구정, 추석선물로 김, 스팸, 식용유 이런 걸 선택하는 건 성의는 보이되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않으려는 배려에서 가볍게 고르다보니 그렇게 된 거라는 걸 간과한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옛날엔 설탕, 미원 이런게 인기품목이었습니다. 명절을 빙자한 뇌물수준으로 갈비한짝 이런걸 보내는 경우도 있었지만요. 

아무튼 저는 스팸이 먹고싶어서 스팸을 구웠습니다. 제가 어렸을때 서울의 중산층 가정에는 '양키아줌마'라 불리던 분들이 단골집을 정기적으로 돌며 필요한 물건들을 놓고가곤 했습니다. 콜드크림, 저겐스 로션, 올드스파이스, 다이알비누 등 화장품류와 하인즈 케첩, 리본표 마요네즈, 노랑 치즈, 크리스코 식용유 맥코맥 후추 등 식품류 중에 한두개는 아주 가난한 집이 아니면 안방에서 혹은 부엌에서 볼 수 있는 상표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스팸은 정말 귀한 깡통이었던 것 같습니다. 늘 먹는게 아니라 어쩌다 먹으면 그렇게 맛이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땐 그게 스팸인지도 몰랐고 그냥 미군부대 햄/쏘세지 종류라고만 생각했지요. 나중에 국산 진주햄 쏘세지를 포함해 뭘 먹어도 그 맛이 안나서 내내 그리워 하다가 정말 20년이 넘어서 우연히 스팸을 먹어보고 그 때 그맛을 찾았지요. 

그 뒤로 몸에 안좋은 걸 알면서도 스팸을 가끔(자주) 먹는 편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어렸을 때 맛 같지는 않아서 옛날에 귀할 때 먹어서 그런거고 또 추억이라는 장치가 맛을 증폭시켜 그러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어제 저녁에 '유레카'하고  깨달음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옛날하고 똑같은 맛을 찾은 겁니다!

답은 간단한데 있었습니다. 평소에 먹는 양의 1/4에서 1/5 만큼씩만 베어서 밥과 먹으니 그렇게 고소하고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난하던 시절 어머니는 없는 살림에 스팸을 구해서 아주 아껴아껴 자식들을 먹이셨겠지요. 이제와 돌이켜보니 정작 어머니 당신은 맛이나 보셨으려나 궁금해집니다. '엄마두 먹어' '난 많이 먹었다'란 대화가 집집마다 밥상위로 오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밥한공기를 스팸으로만 드시려면 한쪽이면 충분합니다. 다른 반찬과 번갈아 드시려면 한쪽의 절반으로도 넉넉합니다. 이렇게 조금? 하고 느낄 정도로 조그맣게 잘라내어 밥 한숟갈과 함께 꼭꼭 씹어들어보세요. 대단히 맛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 그 맛을 되찾아서 대단히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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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이야기(8): 한국인의 콩국수 살아가는 이야기


지난번 한국인의 국수음식에 이어지는 포스팅입니다. 소개된 열가지 국수요리에 콩국수가 빠져있다고 지적해 주신 분들이 계셔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콩국수를 넣지않은 것은 크나큰 실수였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한국음식으로서의 고유성에 있어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아 마땅할 이 콩국수를 계절상품으로만 치부하여 소홀히 여긴게 불찰이네요. 

이에 밥과술은 콩국수를 애호하시는 강호제현앞에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여기에 따로 포스팅을 올립니다. 저도 이를 계기로 새삼 콩국수의 훌륭함에 눈을 뜨게 되었으니, 이 모든 것이 평소 비루경박한 飯與酒의 氷家屋 不老軀에 상시왕림 積極加文하여 주시는 隣家不老居, 신속애독 傳達共有하여 주시는 投爲親, 여러분 모두의 지도편달에 힘입은 결과라 하겠습니다. 감사드리며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우선 위의 사진을 보아주세요. 눈에 익은 콩국수 사진을 몇장 모아본 것입니다. 참고로 오늘 포스팅에 쓰인 사진은 모두 이미지 구글링해서 퍼왔습니다. 사진을 보면 콩국수의 레시피가 이미 상당히 정형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레시피를 가지고 맛있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신선한 콩국에 삶은 국수를 차게 식혀넣고 소금간을 한 뒤 위에 고명으로 오이채를 얹는게 기본이자 그것만으로도 완성이 되는 것 같습니다. 토마토나 다른 야채를 더하거나 깨를 뿌리거나 하는 약간의 변화는 있겠지만요. 콩국수를 먹을 때 가장 기대하고 또 즐기는 맛은 고소함입니다. 그리고 국수와 함께 점성이 높은 콩국이 입안에 들어와 식감을 높여주는 것도 콩국수의 매력이지요. 

저희 집은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콩국수를 참 좋아하셨습니다. 십년전쯤 여름에 좋은 국수를 선물받은 적이 있는데 양이 많아서 본가에 가져다 드렸더니, 아버지께서 거의 매일 점심으로는 그걸로 콩국수를 해드셨습니다. 그래서 그 메이커를 찾아내 해마다 여름이면 주문을 해서 아버지께 보내드리곤 했지요. 어쩌다 본가에 들리면 너도 먹어라 권하시며 맛있게 드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저는 콩국수는 집에서 해먹는게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더 맛있다고 여깁니다. 

밖에서 사먹었던 건 여의도에 유명하다는 집, 시청뒤에 유명하다는 집 정도가 기억에 남고,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직장부근 식당에 '콩국수 개시'  이런게 붙는데 그럴때 몇번 시켜먹어본 정도입니다. 콩국수는 잘못 먹으면 배탈이 나기 쉽지요. 그리고 잘못 만든건 비릿한 맛이 나기도 해서 첫젓갈을 뜨는 순간 식욕이 싹 달아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뒤집어 얘기하면 맛있는 콩국수를 파는 식당이 널리 보급되는 건 그만큼 위생상태가 좋아졌다는 거라고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혹시 콩국수 비슷한 음식이 외국에도 있는데 내가 모르고 한국 고유의 음식이라 생각하는 건 아닐까 확인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콩국수라는게 자세히 살펴보면 콩국국수의 준말이지 싶습니다. 우리가 메밀국수하면 그건 메밀로 만든 국수를 의미하고 도토리국수하면 도토리전분으로 만든 국수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콩국수는 콩으로 만든 국수가 아니라 밀로 만든 국수를 콩국에 넣어먹는 음식을 지칭합니다. 그러니까 메밀-국수, 콩-국수 이런 합성어가 아니라 콩국-국수의 합성어가 줄어서 된 말이라고 보는게 타당하겠습니다. 

일본어로 콩-국수에 해당하는 다이즈멘(大豆麺)을 찾아보았습니다. 



역시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콩을 원료로 해서 면발을 뽑아낸 국수를 의미하는 콩-국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콩국-국수에 해당하는 토뉴멘(豆乳麺)으로 찾아보았습니다. 나왔습니다. 



상당부분이 한국의 콩국수를 소개하는 것이었고, 나름 일본식 콩국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래 사진에서 밝힌 것처럼 한국의 콩국수를 응용한 것이라는 게 대부분이었지요. '한국의 콩국수가 먹고 싶어서 그냥 두유를 차게하여 거기에 국수를 말았더니 맛있어효'라는 글도 있었습니다. 



이번엔 중국을 찾아보았습니다. 우리의 콩국에 해당하는게 떠우쟝(豆浆)이니 콩국수에 해당하는 단어는 떠우쟝미앤(豆浆面)이 되겠습니다. 찾아봤더니 주르륵 나옵니다. 역시 한국의 국수음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글이 대부분입니다. 찾아 읽어본 가운데 짱리원이라는 이의 콩국수에 대한 설명이 참 알기 쉬우면서도 정확하게 짚은 것 같아 소개해봅니다.

"국수는 맛도 다양하고 만드는 법도 가지가지다. 해산물로, 야채로, 고기로, 걸쭉한 국물로, 깨죽으로, 뜨거운 국물로, 매운맛으로 등등 한번에 다 설명할 방법이 없다. 여러분들은 아마도 각종 재료로 만든 다양한 맛의 국수를 드셔보셨겠지만 한국의 콩국수는 누구나 드셔보시지는 않았을 것이다. 콩국수는 식감이 시원매끌하고, 산뜻하게 짭잘한 가운데 대두의 풋풋한 향기가 퍼진다. 

대두를 불려서 쥬서에 넣어 신선한 콩국을 낸다. 면은 끓여서 익힌뒤에 찬물에 여러번 문질러 씻어서 면발이 찰지고 매끄럽게 한다. 콩국에는 소금을 약간 넣어 간을 맞춘다. 면을 담은뒤에 위에 오이를 채썰어 얹고 토마토도 얹는다. 다른 조미가 따로 필요없어도, 색깔도 예쁘고 맛도 좋은데다가 영양도 풍부하다"
     

 
아래는 중국의 콩국수 레시피가운데 추천할 만한 내용이 들어있는 것 같아서 소개해 봅니다. 다름이 아니라 콩국의 일부분을 덜어서 냉장고 제빙기에 넣고 얼려서 그냥 얼음 대신 콩국얼음을 넣으라는 겁니다. 먹으면서 얼음이 녹아 콩국이 희석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의 콩국수가 대륙으로 건너가 또 거기에서 진화를 하네요. 콩국을 얼린 네모난 얼음덩어리가 모양도 곱게 담겼습니다. 



그리고 호도를 갈아넣은 콩국수등 다양한 변종도 있었습니다. 견과류를 좋아하는 밥과술은 호도를 갈아넣은 것도 먹어보고 싶고 그렇다면 가평명물 잣을 갈아넣으면 어떨까 상상을 해봅니다.



위의 글에서 호도도 하필이면 캘리포니아 호도라고 소개해서, 내친 김에 서양싸이트도 찾아보았습니다. 영어로 Soy milk noodle을 찾아보면 전부가 Kongguksu등 한국의 콩국수를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재삼 확인을 거쳐 결론지었습니다. 콩국수는 고유성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는 한국의 국수음식입니다. 다만 전문점이 많이 보급되어 있지 않고 계절을 많이 타는 음식이라 일상성에서는 여타 음식에 비해 좀 떨어집니다. 순위를 매기지 않고 이렇게 따로 번외편 포스팅을 하는 것으로 콩국수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포스팅을 마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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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이야기(7): 한국인의 국수음식 살아가는 이야기

냉면이 한국인의 국수음식 랭킹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 뒤를 이어서 비빔냉면이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어디 권위있는 조사기관이 발표한게 아닙니다. 이글루스에 뜨문뜨문 글을 올리고 있는 밥과술 블로그가 2014년 3월 발표한 내용입니다. 심사위원은 밥과술 한명이니까 독단과 편견에 빠져 오류를 범했을 가능성 농후합니다. 

원래는 동료들한테 서베이를 하여 좀 그럴듯한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주말부터 집중적으로 하던 일이 있어서 직장동료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어제는 출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일에 몰두하다보니까 효율도 떨어지고 하여 머리도 식힐겸 간단하게 포스팅이나 한개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직장동료들에게 이멜을 뿌려서 '다음 질문에 답해주삼' 이러면, '아니, 일하는거 아니었어? 갑자기 웬 냉면, 짜장면 점수매기기??' 이렇게 생각할게 뻔해서 그냥 심사도 혼자하게 된 겁니다...

원래는 국수이야기를 시간날 때마다 쓰면서 동남아에서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들어간 뒤 일본으로 넘어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올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쓰다보니 홍콩에서 완탄면, 중국에서 국수일반, 란주라면, 도삭면, 베이징 짜장면 등등 하고싶은 이야기도 많고 일본에서도 소바, 우동, 라멘, 파스타 등 얘기거리가 많아서 어느 세월에 한국 국수 이야기하랴 싶어서 오늘 하나 써야겠다 싶어 새글쓰기로 들어온 겁니다. 개인 블로그의 좋은 점이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싱가폴로 되돌아가 까통락사 이야기를 쓴다든지, 두서없이 마음가는대로... 그럼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어제 소파에 누워 머리를 식히면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수는 무엇일까하고요? 그랬더니 갖가지 생각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식문화에서 오리지널을 정의하려면 어디에 선을 그어야할까 등등 골치도 아프고 그래서 재미도 있는 문제들이 마구 앞을 다투듯 머리속에서 떠올라 혼자서 분류를 하여 점수를 매겨보았습니다. 문화적으로 오리지널리티에 10점만점, 일상성에 10점만점을 주어 20점 만점으로 평가를 해보았습니다. 

1위는 냉면, 그 중에서도 물냉면입니다. 차가운 육수에 메밀로 만든 국수를 말아먹는 음식은 다른 나라 음식에서는 볼 수가 없습니다. 일본에서도 그래서 레에멘(冷麵)이라는 이름의 음식은 한국(조선)의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일본에서도 야키니쿠를 먹고나서 먹는 음식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중국에도 량미앤(凉面) 이라는 이름이 있어 냉면을 칭하기도 하고 다른 종류를 내는곳도 있습니다만, 역시 냉면은 조선족 고유의 음식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지요. 그래서 고유성에서 9점을 주었습니다. 동치미국수, 밀면, 김치말이국수 등이 다 여기서 파생된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냉면의 대중성은 그것만 따로도 먹는 여름에는 9점이 되겠으나 고기먹고 후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은 겨울에는 아무래도 7점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8점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합산 17점으로 1위입니다. 다른 사진으로 다시 한번 싣습니다.

 

2위는 비빔냉면입니다. 양념과 함께 비벼먹는 국수는 차갑게 식힌 국물에 말아먹는 물냉면보다는 고유성에서 조금 덜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1점을 덜 주었습니다. 대중성에서는 같은 8점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물냉면보다 비빔냉면을 선호하는 경우가 더 많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매콤한 다대기의 자극적인 맛은 은근히 중독성이 있지요. 그리고 조미료 푼 육수의 맛이 싫어서 저도 전문점에서는 물냉면, 일반 식당에선 비빔냉면 이렇게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튼 합산에서 16점을 받은 비빔냉면이 2위입니다.

   

3위는 라면입니다. 일본에서 발명되어 전세계로 퍼진 즉석면이 한국에 들어와서 연간 일인당 소비량에서는 일본을 훨씬 앞설 정도로 국민식이 되었습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등 없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널리 보급된 이 음식의 고유성을 따지자면 약 3점 정도가 되겠으나, 우리나라 인스턴트 라면은 스프에서 많은 진화를 한 것 같습니다. 제가 먹어봐도 다른 나라의 그것과 맛에서 많이 다른 걸 느낍니다. 이러한 발전은 수십년동안 수백억개를 먹어온 한국소비자의 입맛과 그에 부응하려는 메이커의 노력이 합해져서 만들어낸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고유성에서 2점을 더하여 5점입니다. 일상성에서는 집밖에서 외식으로, 집안에서 간편조리 합해서 단연 10점입니다. 그래서 합산 15점으로 3위입니다. 



다음은 짜장과 짬뽕입니다. 이게 한국음식이냐라는 이의제기도 있겠습니다. 한참 고민을 하여본 결과, 저는 이게 이미 한국음식이 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중국에 오래 가있으면 생각나는게 짜장면과 짬뽕이다라는 이야기를 여러사람에게 듣기도 하였고, 한국 교포가 있는 곳이면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짜장면과 짬뽕을 파는 식당이 있습니다. 중국의 짜장면과는 전혀 다른 맛으로 진화한 한국의 짜장면, 일본에도 있지만 한국사람이 즐겨먹는 붉은 빛의 얼큰한 짬뽕은 아무리 봐도 한국음식입니다. 그래서 고유성에서는 각각 5점을, 일상성에서는 각각 9점씩을 받아서 14점으로 공동 4위입니다. 



다음 6위로는 칼국수입니다. 이게 밀가루를 반죽해서 칼로 썰어낸 국수로 만든 음식인데, 고유성에 있어서 8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 음식의 특징은 서민적인데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고 기교도 별로 없는 음식입니다. 저도 외국사람에게 먹여보고 dough 냄새가 나서 먹기 힘들다는 얘기도 몇번 들었습니다. 반죽도 열심히 하지 않고, 발효도 거치지 않아서 끈기가 없거나 탄력이 없는 면발이라도 그냥 칼국수라면 용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스탈지어를 자극하기도 하고 어려웠던 시절을 상기시키는 이 칼국수가 배고픔을 모르는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추어가면서 면발이 맛있어져서 오히려 서민적인 맛을 잃어갈까 걱정조차 되는 요즈음 입니다. 고유성에서 8점, 막상 자주 먹게 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일상성 5점을 주어서 13점으로 6위입니다. 



다음은 공동 6위로 막국수입니다. 이 포슷힝에는 문제가 이써효. 그거슨 소치올림픽의 피겨스케이팅 채점결과와 같은 문제지여, 라는 지적이 나와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점수를 매기면서 나름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은 하였다는 걸 밝힙니다만 막국수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네요. 제 고향의 특산입니다. 향기로운 메밀내가 풍겨나고 부드러운 식감의 면발, 강원도 고냉대 청정지역에서 자란 무우로 담근 시원한 동치미의 맛이 어우러진 막국수는 정말 맛있는 음식입니다. 고유성에서 9점입니다. 다만 진짜 막국수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대도시에는 별로 없다는 점에서 일상성에서 4점을 받았습니다. 합산 13점으로 6위입니다만 어서 빨리 널리 보급되어 냉면을 따라잡기를 기원합니다. 


 
 다음은 12점을 받은 비빔국수, 잡채가 공동 8위입니다. 비빔국수에는 쫄면류도 포함됩니다. 엄청난 식욕과 무쇠라도 녹일 소화력을 가진 대한민국 중고생들의 간식을 책임진 학교앞 분식집에서 탄생한 고무줄 면발의 쫄면이나, 여름철 식욕이 없을 때 달아난 입맛을 돌아오게 하는 비빔국수는 그 고유성에서 7점입니다. 다만 대중성과 계절성의 한계를 고려하여 일상성에서는 5점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합산 12점입니다.

잡채는 고급 한정식에서도 볼 수 있고, 잔치 음식에도 빠지지 않는 맛있는 우리의 음식입니다. 재료가 되는 당면이라는 이름의 녹말국수는 중국에도 일본에도 여러종류가 있습니다. 그러나 참기름으로 볶아낸 각종 야채와 소고기등 고명을 따로 삶은 면과 버무려 만들어내는 조리방식이 전체를 함께 볶아내거나 삶아내는 이웃나라의 레시피와는 달라 고유성에서 7점입니다. 그런데 일상성에서는 역시 좀 떨어지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5점, 합산 12점입니다. 잡채는 사진을 못찾아서 못올렸습니다. 오늘은 전부 밥과술의 스맛폰에 저장된 사진으로만 사용하기로 하였거든요. 



마지막 10위는 10점을 받은 잔치국수입니다. 잔치국수, 마당국수, 소면 등 이름도 뭐라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옛날에 지방에 여행을 가면 이 국수를 파는 곳이 많았는데 점차 그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멸치로 국물을 내도 맛있고, 소고기로 국물을 내도 맛있고, 두가지를 합하면 더욱 맛있는 국수장국이 되어서 호박, 김치 송송 썰어 고명으로 얹은 뒤 김도 부숴 넣고 하면 한그릇으로 끝나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인데 자꾸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국수가 일본의 소면과 거의 같아서 고유성에서 4점, 보기가 예전처럼 쉽지않아 일상성에서 6점을 받아 합산 10점입니다. 점수를 매기고 나니 웬지 잔치국수에게 미안한 생각도 듭니다. 


이상으로 오늘의 포스팅, 뜬금없이 한국국수 점수매기기를 마치겠습니다. 아래에 종합점수표를 게재합니다. 이견이 있으시거나 의견이 있으시면 덧글로 알려주세요. 적극 반영하여 순위조정, 추가, 삭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냉면  9   8   17
비냉  8   8   16
라면  5  10  15
짜장  5   9   14
짬뽕  5   9   14
칼국  8   5   13
막국  9   4   13
비빔  7   5   12
잡채  7   5   12
잔치  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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