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절반이 휭~ 술과 밥의 나날들 살아가는 이야기


세월은 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아서... 라 그래봐야 요즈음 활쏴본 사람이 별로 없으니 실감이 가는 표현은 아니지요. 같은 표현이 양옆나라 중국, 일본에도 있고 서구권에도 있는 걸 보면 옛날에 사람들이 느끼기에 제일 빠른게 화살이었나 봅니다.

총이 있으니까, 세월은 총구를 떠난 총알과 같아서...라 그래봐도 비슷한 이유로 실감이 잘 가지않습니다. 하기야 워쇼프스키형제(지금은 남매)의 매트릭스 이래로 총알도 많이 느려지기는 했지요. 공중에서 멈추기도 하구요.

오늘은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회한과 반성의 시간입니다. 이제 몇시간만 있으면 2015년도 절반이 지나갑니다. 늘 그렇지만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 볼때마다 왜 그렇게 분분초초를 아껴쓰지 못했나 후회를 하곤 합니다. 오늘 점심을 먹고나서 이미 지나간 반년동안 뭘했나 생각해보니 참 아쉬운게 많았습니다. 남은 반년 진짜로 열심히 살아야지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다가 창밖을 내다보니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아, 이런 날 파전에 막걸리... 안, 안돼!! 살쪄!... 아냐 당분간 또 나가있을텐데 고국의 입맛을 몸안에 쟁여두고 가는 것도 괜찮지 않아? 왼쪽 오른쪽 어깨위로 귀여운 천사와 악마가 속삭여 대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게는 먹으라고 하는 쪽이 천사고, 참으라는 쪽이 악마입니다.

그러고보니 올 상반기에는 뱃살을 제법 뺀 것도 성과라면 성과겠군요. 맛있는 음식과 술로 다가오는 무서운 유혹을 뿌리치며(적당히)  버텨낸(적당히) 자신이 대견해서(적당히), 퇴근도 가까와졌겠다 일손을 잠시 놓고, 전에 축의금낼때 사용하려고 필통에 꼽아둔 붓펜으로 A4용지에 끄적거려 봤습니다. 집에서라면 색연필로 채색을 했을텐데 그런거 없어서 스마트폰으로 스캔해서 파일만들어, 포토샵으로 색을 넣었습니다. 이거저거 따서 붙일 수도 있어서 재미는 있는데 원화가 안남는게 좀 아쉽군요. 아무래도 전 아날로그가 좋은 나이인가 봅니다. 

이제 3킬로만 더 빼면 목표달성인데 요새는 쉽지가 않네요... 오늘은 좀 늘 것을 각오하고 한잔 하렵니다.

제 블로그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 남은 반년 알차고 보람있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메밀이야기(5): 집에서 해먹는 비빔메밀 국수이야기


위의 그림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메밀꽃 필무렵"의 한장면입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 밭이어서 피기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명단편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이들의 한국문학에 대한 애정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을 생각하면 흥행이 좀 더 잘되었더라면 하고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지요. 이효석이 글로 묘사한 달밤에 비친 메밀밭의 아름다운 정경은 실사보다는 이렇게 애니메이션이 더 감성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구글에서 찾아서 이미지 한 컷을 소개해보았습니다. 

우아한 문학이야기나 애니메이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이야기도 그냥 먹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메밀먹는 이야기를 하려다가 문득 예전에 메밀이야기를 씨리즈로 몇개 썼던 생각이 나서 거기에 덧붙여 씁니다.  

저는 강원도 출신이라 어려서 남들보다 메밀을 먹을 기회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강원도의 명물처럼 되어버린 '막국수'가 옛날에 고향에서는 그냥 겨울이면 며칠걸러 한번씩 밤참으로 눌러먹던 흔한 '국시'였지요. 국수를 눌러 삶으려면 부뚜막가마솥에 국수틀을 걸고 물을 끓여야 하기에 아궁이에서는 장작불이 활활 타오릅니다. 그러면 추운 겨울에도 방문 창문을 다 열어제쳐야 할 만큼 방이 더웠고 방바닥은 뜨겁습니다. 

땀이 날 정도로 더운 방에서 얼음이 저벅저벅 낀 동치미 국물을 퍼다가 쭉쭉 뽑아낸 메밀국수를 말아먹으면 그렇게 맛이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순메밀이었거나 메밀함량이 높았던지 삶아서 건져낸 걸 잠시만 두어도 '자리를 잡아서' 얼른 국물에 말아 후루룩 후루룩 먹어야 했습니다. 살짝만 힘을 주어도 툭툭 끊기는 부드러운 면발과 약간 까실까실한 식감이 저는 당시에도 좋았습니다. 아마 서울에서 먹어보기 힘든 맛이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당시야 농산물 수입 이런거 없던 시절일테니 동네에서 재배한 메밀이거나 멀어야 봉평같은데서 사온 메밀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봅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이곳저곳에 막국수집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해마다 방학이면 고향에 내려가 있었는데, 마치 요즘 서울사람들이 분식집 라면이나 길거리 떡볶이사먹듯, 그 때 그냥 흔하게 오다가다 사먹던 동네막국수집이 지금은 블로그에도 많이 소개된 유명한 집이 되어있더라구요. 

요즈음은 성묘나 차례지내러 일년에 고작 한두번 가는 고향길이라, 가는 길에 막국수에 대한 기대가 대단합니다. 우리나라 메밀 생산량을 고려하여 가늠해보면 요즈음 먹는 메밀이야 대개가 외국산이겠지만, 어차피 밀, 옥수수 이런건 자급량이 1%도 안되고 콩도 10%가 안되는 마당에 따져서 뭐하나 싶은 심정으로 그냥 품질좋은 놈 사다가 보관잘하고 그때그때 제분하여 맛있게 만들어주기만 바랄 뿐이지요. 

 
위의 사진이 가장 최근에 속초에 가서 먹고온 막국수 사진입니다. 이정도만 돼도 대만족입니다.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네요. 

 

위의 사진은 서울 집에서 나름 가까워서 가끔 가서 먹는 집의 막국수 사진입니다. 가까운 맛에 찾는 집이라 너그러운 마음으로 맛은 그냥 오케이입니다. 아래는 몇달전 우연히 김포공항에서 나오다가 막국수 생각이 나서 검색을 하여 찾은 방화동에 있는 '고성막국수'라는 집에서 먹은 사진입니다. 메밀면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가까우면 자주 다닐텐데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래는 나름 메밀함량이 높다는 서울의 유명 냉면집들의 냉면입니다. 


밑의 사진 두장은 봉피양의 냉면하고 순면인데 어느쪽이 어느건지는 잊어버렸습니다. 저는 그집에 가면 순면을 먹습니다. 제 입맛에는 이 집이 서울에서는 제일 맛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래옥도 좋아합니다. 사진은 못찾았습니다.

메밀을 좋아하니까 일본에 가게되어도 우동보다는 소바를 훨씬 많이 먹습니다. 거의 9:1이상의 비율로 소바를 선호하지요. 



얼마전에 먹었던 소바메뉴를 워터로그로 바꾸었더니 그럴듯한게, 볼때마다 먹고 싶어집니다. 


물론 '메밀'에만 집착하여 다른 냉면이나 국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같은 전분으로 뽑은 냉면, 비빔냉면도 나름 좋아하지요. 그리고 그냥 그렇고 그런 냉면집엘 가거나 여럿이 고기집에 가서 고기먹고 나중에 냉면시킬 때는 주로 비빔을 시킵니다. 웬만하면 양념맛으로 먹을만 하니까요.   


막국수에 냉면에, 사설을 늘어놓다 보니 오늘하려고 했던 집에서 만들어먹는 비빔메밀 이야기를 이제서야 꺼내게 되었군요. 제가 뱃살을 빼느라고 이런저런 실험을 하고 있는지 벌써 두달이 넘었습니다. 체중이 한 7,8킬로 줄고 배도 눈에 띄게 들어간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로는 잘 안빠지네요. 물론 무리하지 않고 먹을거 먹어가며 하니까 유지만 되어도 다행이라 여기고는 있습니다만, 술을 먹는 날이면 영락없이 다음날 체중이 1킬로 정도 늘어납니다. 그럼 또 며칠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얼마전에 마음을 먹었습니다. 집에서 저녁을 먹는 날만이라도 메밀을 먹자, 루틴이 많아서 여러가지로 몸에도 좋단다, 이렇게요. 그래서 메밀건면(소바)을 잔뜩 사왔습니다. 그리고 해먹어보았는데 이렇게만 먹으니 아무래도 금세 배가 고파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야채도 넣고해서 비빔메밀을 만들어 먹어보자, 하고 시도한게 아래 사진입니다. 메밀에 관한한 순수주의를 고집하려는 마음이 어디엔가 있었는지 처음엔 약간의 심리적 저항도 있었지만 일단 만들어 보았습니다.

콩나물을 넉넉히 넣고, 삶은 계란도 넣고,


양파를 사각사각할 정도로 볶아서 넣고, 오이, 상추도 넣고 단백질 보충으로 스팸도 볶아 넣습니다. 소고기를 다져서 볶아넣으면 더 좋겠지만 후딱 해먹으려니 귀찮기도 하고, 명절때 받은 스팸이 여기저기 퍼주고도 많이 남아서(는 핑계고 제가 스팸을 좋아합니다)소고기대신 넣습니다. 
  

그리고 삶은 메밀을 얹고 밥과술 비전(이라 그러면 있어보입니다)의 양념장을 넣고 비비면 아래와 같은 비주얼이 됩니다.


보기는 저래도 먹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맛이좋아서 저도 놀랐습니다. 그래서 또 만들어 먹었지요. 냉장고를 열어보니 쥬스가 만들어놓은 오이무침하고 시금치가 있어서 그것도 넣고, 콩나물도 많이 넣었습니다. 제가 비빔국수할때 콩나물을 많이 넣는 이유가 있습니다. 수십년전 친구들과 이대앞에 자주 출몰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자주가던 분식집의 비빔국수가 참 맛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먹다보면 늘 콩나물이 적은게 아쉬웠습니다. 그때 맺힌 한풀이인지 제가 만들어먹을 때는 콩나물을 아낌없이 넣습니다.



양파, 스팸, 상추는 고정메뉴고, 이날은 계란을 예쁘게 까지는 못했지만 반숙이라 좋았습니다.



메밀국수넣고 양념장넣고 이하동문.



기분 탓인지 메밀은 밤에 늦게 해먹어도 다음날 체중이 그렇게 늘지를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자꾸 해먹게 됩니다. 이번에는 콩나물이 별로 없어서 대신 양배추를 얇게 채썰어 넣었지요. 계란은 쥬스가 도시락 싼다고 여러개 만들어 놓은 조린 달걀을 하나 꺼내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비벼서 맥주마시면서 후루룩 얌냠...



오늘도 점심을 늦게 먹어서 웬만하면 그냥 우유나 한잔 마시고 잘까했는데 슬슬 출출해 오네요. 비빔메밀이나 한그릇 뚝딱 만들어 먹을까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양념장과 메밀, 두가지 다 맛있는 소재의 주인들이었다. 둘의 만남은 격렬하였다. 처음으로 만들어 먹어본지 보름남짓, 그는 메밀을 비벼먹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매콤하고 자극적인 양념장속으로 메밀의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각종 향신료가 참기름과 잘 조화된 양념장은 다른 고명 야채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메밀이 고명을 감싸는게 아니라 고명이 메밀에 빨려오는 듯 했다. 메밀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밥과술이었다."  

즐거운 주말 맞이하세요~



미국 FDA, 트랜스지방 퇴출 결정! 미국이야기


며칠전, 그러니까 지난 16일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드디어 트랜스지방을 퇴출하기로 결정했다는 미국발 기사가 우리나라 미디어에도 소개되었습니다. 유예기간 3년을 두고 완전히 사용을 금하게 된답니다. 여러가지로 개인적인 감회도 새로워서 포스팅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은 크리스코 쇼트닝입니다. 이게 전세계에서 최초로 상품화된 트랜스지방 제품이라고 합니다. 다국적 거대기업인 프록터앤갬블(P&G)이 발명가로 부터 특허를 사서 제품화에 성공, 승승장구를 하였다고 하네요. 이 제품이 시장에 나온게 1911년이라고 하니 100년도 넘은 제품입니다. 

위의 사진은 구글에서 검색하여 퍼온 것인데 요즈음 사진이라 아래쪽으로 '0g Trans Fat' 이라고 적혀있는게 보입니다. 그 뒤로 per serving 이라는 문구도 보이지요. 트랜스지방이 몸에 유해하다는 게 밝혀진 후에 미국에서는(그리고 다른 나라들에서도) 트랜스지방 사용량이 대폭 줄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여전히 유해한 걸 알면서도 인공 트랜스지방이 가지고 있는 편리함과 장점으로 인해 여전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기업과의 타협안인지 FDA도 한끼분의 지방사용량에 0.5그램 이하 들어간 트랜스지방은 0그램이라고 표기해도 좋도록 하여서 위와 같은 표기가 가능하게 된 것이지요. 

저는 오래전부터 마가린보다는 버터를 좋아했고, 식물성기름보다 돼지기름 라드가 맛있다고 생각해 오던터여서 트랜스지방 유해론에 그럼그렇지하고 마음속으로 성원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책을 통해서, 단순히 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으로 구별해서 몸에 좋은 기름 나쁜 기름으로 구분하는게 옳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다는 기름과 그에 반대쪽에 서있는 기름, 유지 등에 대한 이미지가 거대기업의 이익에 부응하는 마케팅의 소산일 뿐 사실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때 다시 하기로 하고 크리스코 이야기로 돌아가는데, 살짝 추억팔이 비슷한 이야기가 됩니다.

제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우리나라 여러분야에 걸쳐 변변한 상품이 없었을 때 미군부대 PX에서 흘러나오는 물건으로 형성되는 암시장 경제의 규모가 지금으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컸던 것 같습니다. 당시 잘사는 부유층들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 중고차를 불하받아 타고 다녔고, 미군부대안에 있는 골프장, 장교클럽을 출입할 수 있는 범퍼 스티커(데칼이라 불렸습니다)를 붙인 사람은 특권층이었고 상류층이었습니다. 피엑스나 코미서리라 불리는 쇼핑센터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특권을 우리나라 국회의원 장차관급 고위공무원들에게 주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참 한심한 일입니다만, 아무튼 그때는 그랬습니다.

그리고 미군주둔지 부근에 형성된 기지촌이라는 곳을 통하여 나오는 물건들은 양키물건아줌마라 불리던 사람들의 손을 거쳐 일반 가정에 공급이 되었습니다. 몇만 안되는 미군 피엑스에서 나오는 물건이 얼마나 많았던지 희한하게도 서울의 웬만한 가정에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제품이 몇가지씩 다 구비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화장품에서 비누, 그리고 후추, 케첩, 마요네즈 이런 것들이 그 예이구요. 스팸, 치즈,소시지, 이런 것들도 유통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 입이 짧은 아이들한테 인기가 있었던게 '빠다'하고 간장으로 밥을 비벼먹는 거였는데 여기서 빠다란 마가린을 얘기합니다.소머리표 마가린이 제일 유명했던 것 같습니다. 이건 제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집에 '크리스코'라는게 생겼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과 똑같이 생긴 통이었는데 눈같이 하얀 색깔이었습니다. 이걸 뜨거운 밥에 얹고 간장을 넣고 비벼먹으면 소머리표 마가린보다 훨씬 맛이좋았습니다. 아래가 당시의 국산 마가린 사진입니다(사진은 beautysay.co.kr에서 가져왔습니다). 엄마들은 자식들을 위해서 없는 살림에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이런 걸 사서 먹였겠지요. 

세월이 흘러 트랜스지방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면서 이게 그렇게 몸에 안좋은 거였다니 참 옛날에는 멋모르고 마가린, 크리스코 이런거 다들 맛있게 먹고 컸는데... 이렇게 생각하면서 모든 사람의 몸에 쌓인 안좋은 성분이 다 빠져나갔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래는 미국의 health.com 에서 이번 퇴출을 계기로 새로이 올린 트랜스지방이 들어있는 식품 22개를 소개한 걸 줄여서 올린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냉동피자 이런 건 생략했습니다. 간단히 하나씩 볼까요? 트랜스 지방은 음식의 식감도 좋게 하고, 프로스트 장식이나 이런걸 용이하게 하면서 변형도 잘 안되고, 또 음식의 보존 기간을 늘려주기 때문에 많은 음식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래같은 포테토칩, 감자튀김(대형 업체는 사용을 안하는 곳이 늘었지만 여전히 사용하는 곳이 있답니다), 튀김옷에도 들어가고 튀김기름으로도 사용되는 튀김음식, 각종 파이, 비스킷, 모닝 브레드, 각종 프로스팅, 아이스크림, 과자, 푸딩 등에 사용된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덜 사용한다고 믿고 싶습니다.


문제는 가정용 상품이 아니라 늘 위와 같은 공장제품이나, 아니면 우리가 주방에 들어가 볼 수 없는 식당같은 업소에 있지요. 아래같은 쇼트닝으로 케익만들고 과자만들고 각종 튀김만들고 하면 고스란히 소비자의 몸으로 들어갑니다. 



이 트랜스지방을 쫓아내는 데에는 어는 미국의 학자 한명의 50년 이상에 걸친 외로운 싸움이 있었다는 걸 미국에서 보도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미디어에 소개가 되었네요. 그의 이름은 프레드 쿠머로우(Fred Kummerow) 입니다. 오래전 퇴직하여 일리노이 대학의 명예교수인 그는 지금 100세가 넘었고 돌아오는 가을이면 101세가 된답니다.


위의 동영상은 워싱턴포스트에서 올린 겁니다. 잘 안보이시는 분은 아래 링크로 가시면 기사도 읽을 수 있고 동영상도 볼 수가 있습니다. 
http://www.washingtonpost.com/news/to-your-health/wp/2015/06/16/the-100-year-old-scientist-who-pushed-the-fda-to-ban-artificial-trans-fat/

제가 이 사람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작년 12월 포스팅에서 소개한 책에서였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계속해서 Kummerow라는 이름이 반복해서 등장하여서 기억에 남았지요. 트랜스지방이 심혈관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세계에서 최초로 발견하고 끊임없이 주의를 환기하고 경고하였던 학자라고 했습니다. 궁금하기도 했지만 책하나를 사서 거기에 인용된 책들을 사면 연쇄반응처럼 책사기가 한도 끝도 없어져서 웬만하면 사지말자고 느슨한 원칙을 정하고 있던터라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뉴스를 보고 찾아보니 정말 훌륭한 학자이더군요. 간단하게 얘기해서 트랜스지방은 우리몸의 대사활동(메타볼리즘)과는 맞지않는 성분이기에 각종 질환 특히 혈관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을 사망한 환자 여러명에게서 공통적에서 발견하고, 또 쥐로도 실험하고 해서 증거를 찾아내고 경고한 사람입니다. 간단하게 얘기해서 콜레스트롤이 무조건 나쁜게 아니라 인공으로 만든 트랜스지방(천연 트랜스지방도 있다고 합니다)이 체내에 들어가 혈관이나 조직을 만드는데 사용되면 불량재료로 집을 지어서 집이 망가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합니다. 

아래가 외로운 싸움을 하여서 드디어 미국의 FDA가 트랜스지방을 퇴출하도록 만든 장본인입니다. 그의 약력과 책을 소개한 페이지를 소개합니다. 시간있으시면 들어가서 훓어보세요~ 간략하고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www.spacedoc.com/fred-kummerow-bio

http://www.spacedoc.com/cholesterol-not-culprit



그리고 저는 어제 위에 나온 책을 아마존에서 사서 읽었습니다. 아주 알기쉬운 영어로 씌여있어서 편안하게 읽기 좋습니다. 시간나시는 분께는 일독을 권합니다. 


이 분의 업적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뜻에서 무병장수를 기원합니다. 오래오래 사세요~



평범한 짬뽕이야기 우리나라 이야기


어제 금요일 저녁,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는 날로 작심을 하고 신사동 골목의 짬뽕집을 찾았습니다. 원래는 양을 듬뿍주는 짬뽕타임이나 짬뽕프랜차이즈 원조에 해당하는 홍콩반점을 가고 싶었는데 부근에 없는 것 같아 '신사동 짬뽕'으로 검색을 해보니 전국 5대...이런 집이 나와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우선 위의 사진처럼 둘이 가서 세가지를 시켰는데도 상이 푸짐했습니다. 써비스아니라 돈주고 사먹는 거라서 최소한 그 맛은 하는 군만두.


탕수육 소짜 하나.


초록색을 테이블에 얹기위해, 하지만 다른 마땅한 야채메뉴가 없어서 시킨 부추볶음.



그리고 목을 축이기 위해 시킨 맥주 한병하고 이과두주. 오랫만에 함께 하는 후배하고 가서 이과두주를 각 2병씩 마셨습니다. 이 술은 맛도 좋고 무엇보다 값이 싸서 가짜 염려가 없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이 집의 간판메뉴라는 짬뽕을 시켜먹었습니다. 그동안 먹고싶은 것 나름 잘 참아준 자신에게 주는 상으로 뭐든지 실컷 먹자는 저녁 한끼여서 술과 요리를 실컷 먹고도 짬뽕을 시켰지요. 체중이 늘어날 것은 어차피 각오한 것이고, 오늘 이야기는 체중이야기가 아니니 넘어갑니다.


요즈음 요리, 음식 이런게 TV에서 대세인가 봅니다. 내용이 엉터리인 것도 많고 급조하다보니 질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많지만 과도기에 나타나는 부작용이겠거니 하고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적 팽창에서 질적 향상도 일어나곤 하니까요. 일일이 챙겨보지는 못하지만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스타킹도 먹방으로 돌아서 짬뽕특집을 하였다고 알려주어서 다시보기로 보았습니다. 

전국 4대 짬뽕이라고 나온 명가의 주방장들이 만드는 짜장면 특집이었는데, 그들을 소개하기 위한 취재화면에 나온 짬뽕이 맛있게 보였습니다. 저는 짬뽕을 좋아하지만 찾아다니면서 먹어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찾아다닐 여유도 없었던 것도 이유지만, 야채, 해물, 고기, 조미료의 맛이 섞인데다가 고추의 얼큰한 맛을 보탠 우리나라 음식 짬뽕은 웬만하면 맛이 괜찮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MSG가 많이 들어가거나 너무 맵게 만들어 내는 집을 피하기 위해 기억을 하는 경우는 있는데 이런 집도 생각보다 많긴 합니다. 

어제밤에 짬뽕을 먹고 들어와 스마트폰의 사진을 뒤져보니 지난 일년동안 짬뽕을 열세번 먹었더군요. 한달에 한번정도 먹은 셈입니다. 미팅이 있어서 한 달에 두번이상 가는 곳 부근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서 중국집을 자주 가는데 거기서 몇번 먹었고, 가끔 가는 영화관 부근의 짬뽕 프랜차이즈 집에서 영화보고 먹은 게 몇번, 그리고 여럿이 회식을 하는 코스 뒤에 나오는 선택지로 시켜먹은 짬뽕이 몇번, 기타 등등해서 열세번이 되었습니다.


위는 많이 짰던 것 같은 기억이 나고, 아래는 보기보다 맛이 괜찮았던 기억이 남아있네요.


아래는 짬뽕타임, 홍콩반점 이런 체인점에서 먹은 짬뽕입니다.


아래는 일산 어디에선가 먹은 건데 낙지를 한마리 통으로 넣어준게 특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 그렇고 그런게 짬뽕의 특징이기도 하여서 사진은 이정도로 하고, 오늘은 짬뽕의 어원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블로그 초기에 소개한 적도 있었는데 그동안 잠가놓았으니 다시 정리하여 소개합니다.

1) 우선 짬뽕의 어원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많은 분들이 짬뽕의 어원이 일본 나가사키에서 왔는데 일본 나가사키에 있던 복건성 화교들의 말로 밥먹었냐가 '잡봉'인데 그말이 변해서 참퐁이 되고 짬뽕이 되었다...이렇게 알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아마 요즘 인터넷의 확산성이 무서워서 그게 확 퍼진 것 같더라구요. 
처음엔 어느 기자하시는 분하고 어느 교수하시는 분이 쓴 책에 그렇게 나와있길래 참 놀라운 상상력이다하고만 말았습니다. 저처럼 음식좋아하시는 분들이 성의들여 쓴 책이라 괜히 아군한테 트집잡는 것 같아 가만히 있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그 가설이 많이 퍼져있어 놀랐습니다. 그래서 바로잡고자 합니다. 

일본 인터넷에 '나가사키 참퐁'을 검색해보니 거기에 있더라구요! 복건말로 밥먹는다는 1)'잡봉'에서 왔다는 학설도 있고, 2)포르투갈어에서 왔다는 학설도 있다고...일본 사람들이 자기네 음식의 어원을 그렇게 써놓았으니 믿을만도 하겠지요. 음식의 유래도 복건성출신 식당주인이 중국유학생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고안한 음식 운운 인정어린 '가설'도 있더라구요.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그런거 아닙니다. 그게 성립이 안되는 두가지 이유를 말씀드리지요.
하나는 식습관 식문화에서 볼 때 그렇고, 또 하나는 언어학쪽에서 볼 때 그렇습니다.

우선 식문화에서 보지요. 중국에서 복건성 사람들은 일찌기부터 바다로 진출하였습니다. 泉州(취앤저우), 福州(푸우저우) 아모이(쌰아먼)등이 유명한 항구로 16세기이후 정성공부터 시작해서 많은 사람이 대만으로 이주하였습니다. 아편전쟁이후에는 동남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싱가폴, 타이 등으로 많이 이주하여 복건성 화교는 광동성 화교와 쌍벽을 이룹니다. 여담인데, 해외로 해외로 나가는 그 전통은 지금에도 이어져서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인신밀매, 밀입국 등 '스네이크 헤드'라고 하는 사업도 복건성 출신 삼합회가 꽉잡고 있습니다. 일본에 일찍 자리잡은 화교 역시 그래서 복건성과 광동성 출신이 많습니다. 이건 전 세계 어디나 비슷해서 산동반도, 특히 烟台(이엔타이)부근 출신이 화교의 대부분을 이루는 우리나라가 특이한 경우지요. 

그런데 중국말에 南米北麵(난미베이미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쯔강을 경계로 북쪽은 밀가루 음식을 주식으로 먹고, 장강이남은 쌀을 주식으로 먹는다는 말입니다. 펄벅의 대지에도 주인공 왕룽일가가 늘 만두(우리가 먹는 만두가 아님)같은 밀가루 음식을 주로 먹다가 난리를 피해 남쪽으로 갔다가 난민구호소에서 죽 같은 쌀음식을 처음 먹어보는 대목이 나옵니다. 

우리말로도 이런 대화가 이상하지 않지요. '밥먹었냐?' '응 방금 먹었어' '뭐 먹었는데?' '응 월남국수' '그래? 난 이제부터 먹을려구 하는데 간단하게 햄버거나 먹어야지' 

즉 밥에는 쌀로 만든 밥이라는 구체적인 음식과 끼니라는 뜻이 혼재하고 있지요. 중국말과 일본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츠판러 메이요우?(북경어)' '섹조화안거모우?(광동어)' '잡봉아?(복건어)' '고항다베따?(일본어)' '메시굿따노?(일본어)' 
모두 쌀을 익혀 만든 밥, 그리고 끼니, 식사라는 뜻을 모두 가지고 있지요? 그만큼 밥(rice)은 한국사람 일본사람 중국사람(특히 남방사람)에게는 중요한 음식입니다. 어떤 특정 요리 한가지에 붙이기에는 너무나 숭고할 정도로 중요한 말입니다.다시말해 어떤 국수요리하나가 차지하기에는 너무나 큰 이름이란 뜻입니다.
 

두번째 언어학쪽에서 보겠습니다. 잡봉에서 짬뽕으로 오는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전문적인 얘기는 길어지니까 간단하게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복건어의 잡봉이 일본어로 변하면, 다시말해 중국사람이 말하는 잡봉을 일본어로 표기하면 쟙봉(ジャッボン)이나 쟙퐁(ジャッポン)이 되지 참퐁(チャンポン)이 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는 별거 아닌것 같아도 언어학에서는 책상이 의자가 되는 거 만큼 비약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말을 배울때 격음과 경음, 무성음과 유성음의 차이가 두언어에서 달라 고생을 합니다. 

자, 그러면 짬뽕의 어원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거란 말이야 하고 물으시겠지요. 그건 바로 참팽(搀烹)이라는 단어에서 온 것 입니다(음식을 좋아하고 음식에 대해서 함께 논하기를 즐겨하는 하노이의 친구에게 이 공을 돌립니다. 그가 이 글자를 찾아내 주었습니다). 여기서 팽이라는 글자는 토사구팽할때 쓰는 팽자로 요리한다는 뜻입니다. 참은 어려운 글자로 이것저것 섞는다는 뜻입니다. 중국말로 하면 찬펑(chan peng)입니다. 이걸 일본사람이 들리는 대로 쓰면  チャンポン이고 이걸 우리가 들리는 대로 쓰면 참퐁이거나 짬뽕입니다. 찬바라, 짠바라 혹은 롯폰기 롯뽄기 둘다 맞는(학자들은 서로 한쪽이 옳다고 우기지만) 표기인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그러니까 변하고 자시고 없이 찬펑이란 중국어가 화석같이 그대로 남아있는게 우리의 짬뽕입니다. 그럼 이 찬펑은 어디에다 근거를 둔거냐구요? 우리나라 국어대사전같은게 일본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와나미쇼텐, 산세이도, 슈에이샤, 쇼각칸등에서 다 나오는데 그 가운데 들어있습니다. 1.하고는 짬뽕국수를 설명하고 2.하고는 거기서 파생되어 이것저것 섞어놓은 상태라는 의미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야채, 고기 이것저것 섞어 볶다가 국물을 내어 만든 국수요리... 아마 처음엔 찬펑미엔( 搀烹麵)이었겠지요. 그러다가 우리가 '짜장 두개 주세요' 하듯이 '면'이 떨어져나가고 짬뽕이 된 걸 테지요.

2) 炒碼麵(차오마미엔)의 유래

우리나라 화교식당에서는 짬뽕을 炒碼麵(차오마미엔)이라고 부릅니다. 어디서 온 걸까요? 우선 이 炒碼麵이라는 중국음식부터 설명을 드리지요. 중국음식에서 
炒(차오)라는 말은 볶는다는 말로 가장 보편적인 요리법입니다. 짜장면할때 짜(炸)는 기름을 듬뿍넣고 튀기는 요리법입니다. 맛있는 짜장을 만들려면 라드(돼지기름) 를 많이 넣고 거기에 춘장을 넣고 튀기듯 볶아야(색깔이 까매서 타는지 안타는지 잘 안보이므로 조심해야함) 합니다. 언제부턴가 식물성 기름이 몸에 좋고 동물성 기름이 나쁘다는 잘못된 상식때문에 국민건강에도 안좋고 여러음식 맛도 없어진게 안타깝습니다. 돼지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포화지방산으로 만들어진 싸구려 식물성 식용유나 트랜스지방산으로 만든 쇼트닝종류보다 몸에도 훨씬 낫고 맛도 좋습니다. 아, 얘기가 딴데로 흘렀네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차오는 볶는다는 뜻이고 마(碼)는 차이마(菜碼)의 준말입니다. '차이마'란 이것 저것 섞어놓은 재료, 우리말로 음식 내용물, 건데기 뭐 이런거에 가깝습니다. 우리 된장찌개 만드는 법을 중국말로 설명하자면 호박, 두부, 감자, 소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차이마'를 준비하고, 멸치로 국물을 낸뒤 된장을 풀어....뭐 이렇게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각종야채와 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볶아 국물을 내어 국수에 얹은 요리, 이게 차오마미엔의 내용입니다. 실제로 중국 여러곳에 있는데 후난(호남)성의 차오마미엔이 유명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한국의 화교들은 멀쩡히 일본에서 건너온 짬뽕이라는 말을 놔두고, 차오마미엔이라는 말을 본국에서 수입해다 썼을까요?

요즘은 조그만 집도 홀에서 주문을 받으면 전표에 써서  주방에 넘깁니다. 옛날에는 달랐습니다. 홀에서 주문을 받은 사람이 카운터에 받은 주문을 얘기합니다. 그러면 계단밑이나 출입구에 있는 카운터에서 나이지긋한 분이 주방에다 대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거 탕요우, 량거쟝, 싼거 차오마, 이거 지앤갸올!'  이게 산동말로 '탕수육한개, 짜장 두개, 짬뽕 세개, 군만두 하나' 이런 뜻입니다. 

대개 춘, 루, 각 등으로 끝나는 화상들의 중국집은 일층에 홀이 있고, 공간을 아끼느라 방이 있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밑에 카운터를 둔 곳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작은 집은 소리를 지르면 되는데, 커다란 중국집은 전표를 써야 합니다. 전표를 쓰려면 한자가 간단해야 합니다. 실제로 중국이나 홍콩의 큰 식당의 주방에 전표를 넣을때 볶음밥을 차오판(炒飯)이라고 쓰지않고 少反이라고 쓰는 곳이 많습니다. 雲呑(완탄)은 云, 叉燒(차씨우)는 叉, 이렇게 서로가 알아보기만 하면 되는 기호로 변하는 것이지요. 서양식당에서 전표에 오렌지쥬스를 OJ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쓰기쉬운 차오마가 아주어려운 글자인 찬펑을 대신한 것이겠지요.

또 하나는 영업허가, 보건조사, 또는 세무자료 등의 이유로 메뉴를 기록하거나 신고를 하여야 할 경우에 짬뽕에 해당하는 한자를 찾아낸게 차오마(초마)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짬뽕이라는 이름은 문서로 들어온게 아니라 내용과 함께 발음만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이 됩니다. 

짬뽕의 어원은 자신있게 말씀드렸는데, 炒碼麵이 글에서 찬펑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아직은 입증이 되지않은 가설임을 밝혀둡니다.

오늘은 어제 간만에 먹은 짬뽕 덕에 짬뽕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 넘어갑니다. 참고로 어제 실컷 먹고 체중을 재니까 자기전에 1.2킬로, 자고 나서 아침에 활동하다 재니까 700그램이나 늘어나 있었습니다. 또 며칠 얌전한 식생활을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뱃살을 빼기위한 실험보고서 (4) 밥과술네 집이야기


뱃살을 줄여보겠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본지 벌써 한달반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제 개인적인 식생활에는 이런일 저런일들을 경험하면서 재미도 있었고 스트레스도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정도 요령도 생겼고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건 이렇더라 저건 저렇더라 기록삼아 좀 적어보려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밥과술 한명만을 대상으로한 생체실험보고서이니까,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과학적인 근거, 보편성 이런거 전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신뢰하지마시고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선 위의 사진입니다. 탄수화물을 멀리하고, 그러면서 식사량을 줄이고 그러면서 한달정도를 지내다 보니 갑자기 맹렬하게 먹고싶어지는 음식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떡볶이였습니다. 실험을 시작한지 한달 조금 지나서였지요. 그래서 집 냉장고에 얼려둔 떡하고 어묵을 꺼내어 평소 만드는 양의 절반정도를 만들었습니다. 

요즘 대세인 백종원씨의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 일반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까탈스럽지 않게 만드는 레시피가 마음에 들어서 저도 자주 보고 배우려고 하는데 시간이 나지 않아서 유감입니다. 백종원씨가 떡볶이는 파만 넣고, 양파는 하수나 넣는 거라고 했는데, 저는 기꺼이 하수의 길을 택했습니다. 


저는 양파를 넉넉히 넣었습니다. 흐물흐물하게 익은 양파를 건져먹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양념도 늘 하던식으로 하고, 요즈음엔 여러개 삶아놓아서 냉장고에 삶은 계란이 있을 확율이 많습니다. 계란도 반으로 갈라 넣고 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렇게 먹고나면 가장 큰 차이가 그다음날 물을 많이 마시게 되더군요. 평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좀 싱겁게 먹고살다 보니 입안과 혀에서 느끼는 갈증에 예민해집니다. 짜게 먹거나 양을 많이 먹고나면 다음날 물을 마셔도 금세 다시 목이 마른 것 같고 그런 걸 느꼈습니다. 

몸에 나트륨이 많이 들어가 체액의 농도가 높아지면 그걸 희석하느라 물을 찾는 모양이라고 아무 근거없이 혼자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한달이상 식생활에 신경쓰면서 7킬로이상 뺀 자신이 대견해서, 희망한대로 배쪽으로 몰려있는 지방을 먼저 태워서 허리둘레를 줄여준 몸이 너무 고마워서 좀 긴장을 늦춰서 맛있게 실컷 먹은 날도 여러날 있었습니다. 그러면 대개 다음날 500~700 그램 체중이 늡니다. 그리고 빠지는 건 하루에 100~200 그램입니다. 그러니까 하루 잘 먹으면 사흘 조심해야한다, 이런 공식이 나오는 듯 했습니다.


 햄버거도 먹었고 오리도 먹었습니다. 



푸른 야채도 게을리하지 않고 먹어가며 탄수화물, 지방 섭취의 양을 줄이려고 했지요.




위와 같은 양식도 먹었고, 아래와 같이 일식도 먹었습니다.


그런데 제일 놀랄 일은 술을 먹은 뒤에 있었습니다. 에이, 마시고 사흘 노력하자 이렇게 포기하는 심정으로 맥주를 실컷 마신 날이 두번이나 있었는데 글쎄 그다음날 체중이 줄었지 뭡니까? 맥주를 마시면 소변을 자주보게 되지요. 그런데 마신 양보다 수분이 더 많이 빠져나갔는지 체중도 줄었고 무엇보다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제가 아까 믿지 마시라고 한게 이런 대목입니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으니까요... 


모처럼 식구들하고 같이 모여 커피여사가 맛있게 싸준 김밥하고 치킨, 야채 기타 튀김 등등을 피크닉삼아 야외에서 즐겁게 먹은 날도 있었습니다. 평소 독거노인으로 생활하는 밥과술은 이럴 때는 아낌없이 과식을 합니다. 그리고 사흘 절식모드로...

 
절식모드로 들어갈 때 해먹는 볶음밥입니다. 바닥에 살짝 깔릴정도로 양이 적습니다. 그리고 양파, 계란, 파  이런거 넉넉하게 넣고 밥을 적게 넣어서 밥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김치없이 칠리소스 살짝 찍어가며 먹으면 또 그런대로 맛이 좋습니다. 


그래서 현재 시작한 뒤로 아침에 재면 6킬로 저녁에 재면 7킬로가 줄었습니다. 여기에 도달한 지는 여러날 되는데 더 이상 잘 내려가지를 않네요. 그냥 즐겁게 먹고 다시 올라가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며 지내고 있습니다. 

소박하게 먹은 사진은 재미가 없어서 많이 생략했습니다. 맛있게 먹은 사진이 염장성 사진이 될까 걱정되어 워터로그 앱으로 변형을 했더니 제눈엔 이상하게 더 맛있게 보이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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